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탈세 스캔들’로 번질 조짐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 검찰이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수사 중 폭스바겐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과 관련한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 전면 수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9월에 착수한 조작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이 달라 별도로 진행된다.
이날 독일 니더작센 주 검찰은 폭스바겐 직원 5명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독일법 상 회사의 부당행위의 책임은 회사가 질 수 없게 돼있다. 이에 독일 검찰은 이번 사안과 관련 있는 내부 직원 조사에 나서는 것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이번 수사는 최근 폭스바겐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표시가 실제보다 적게 신고된 차량이 80만대라고 시인한 이후 진행되는 것이다. 수사 당국은 회사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표시를 조작해 해당 자동차 구매자에 경감 세금을 부당하게 적용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적게 신고하는 것은 사실 회사에는 직접적인 이득이 되지 않는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가스를 실제보다 낮게 신고한 해당 차량 소유주의 자동차세가 낮아지게 된다. 즉 소비자 사이에서 ‘세금 덜 내는’ 차량으로 각인돼 우회적으로 회사가 이득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조세 당국이 차량 소유주에게 추가로 세금을 물릴 경우 이를 자사가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뮐러 CEO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에 보낸 서한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세금을 고객이 아닌 폭스바겐에 직접 통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배기가스 조작스캔들 수습 비용은 수십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배기가스 조작에 탈세 혐의까지 추가되면 폭스바겐이 부담해야 하는 벌금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회사는 자본 지출을 줄이고 상당수의 프로젝트 진행을 잠정 중단했다.
이로써 지난 9월 시작된 폭스바겐의 조작 스캔들은 점점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9월 디젤차 1100만대의 질소산화물(NOx) 배출 가스 조작에 이어 이달 초 미국 당국 검사에서 3000cc급 폭스바겐 고급 브랜드 모델 8만5000대에서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사실이 추가로 적발됐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자체 조사 결과 약 80만대의 차량에서 이산화탄소 배출가스 표기가 실제 배출량보다 적게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는 오는 12월 중반께 자체 조사에서 새로 나온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