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금융개혁, 정답은 ‘금융 밖’에서 찾아야

입력 2015-11-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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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 국회의원·새누리당

달포 전 새누리당 금융개혁추진위원장의 소임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든 의문 2가지. 첫째, 4대(공공·교육·노동·금융) 구조개혁 과제 중 금융개혁의 성과와 체감도가 왜 가장 낮을까? 둘째,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이 IMD(국제경영개발연구원, 61개국) 평가 31위(종합 25위), WEF(세계경제포럼, 140개국) 87위(종합 26위)로 우간다(81위), 나이지리아(79위), 가나(76위)보다 못한 평가를 받고 있을까?

기업인, 금융회사 CEO, 금융소비자를 대표하는 시민단체 등 현장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진행한 현장간담회와 국회 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금융개혁 과제들을 선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같은 의문이 풀리고 있다.

국세청의 연말정산간소화시스템을 떠올려 보자. 과거에는 신용카드사, 보험사, 증권사, 은행 등으로부터 일일이 연말정산용 증빙서류를 발급받아 수십 장의 서류뭉치를 회사 경리과에 제출했지만, 지금은 각 증빙서류 제공기관이 직접 국세청에 관련 서류를 온라인으로 전송하고, 국민들은 국세청 홈택스 시스템에 접속해 간단한 확인 절차 후 연말정산 신청서 두어 장만 출력하면 끝이다. 더 이상 간단해질 수 없을 만큼 쉽고 편리해진 것이다.

금융개혁의 과제로 검토되고 있는 ‘온라인을 활용한 보험금 지급 간소화’도 연말정산간소화처럼 병원이 진료기록과 비용을 보험회사로 전송하면 국민들은 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몇 가지 확인 후 보험금을 지급받는 제도이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3000만 국민들이 쉽고 편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고 소액 보험금도 놓치지 않고 수령할 수 있다. 그런데 금융개혁 과제이지만 병·의원을 소관으로 하는 복지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금융위 소관 보험법뿐만 아니라 의료법의 개정이 수반돼야 하는 제도라는 이유로 그간 정부의 금융개혁 논의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만능통장’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통장 자체는 ‘만능’이지만 가입대상이 직전년도 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자로 제한돼 있다. 2030세대, 취업준비생, 농어민, 단시간 시간제 취업자 등 실제 소득은 있지만 국세청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국민들은 가입할 수 없는 것이다.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세제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고 세법을 담당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의 논의를 거쳐야 한다.

‘점포 없는 은행’을 표방하면서 준비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도 실명 확인을 위해 한 번은 대면을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점포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비대면 실명확인 방법 중 가장 확실한 지문정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으나 이 역시 행정자치부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결국 금융위원회가 소관하는 법령개정 작업과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개혁작업만으로는 국민 체감도는 떨어지고 성과로 내세울 만한 과제를 발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새누리당 금융개혁추진위원회는 정부 내에서 합의가 쉽지 않은 과제, 국민·기업들을 쉽고 편안하게 하지만 여론수렴, 부처협의 등이 필요한 과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이름하여 ‘다부처’ 연계 금융개혁 과제이다. 그래서 얻은 결론, 금융개혁의 정답은 ‘금융 밖’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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