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도리화가’ 수지 “피 토했냐고요? 목 많이 상했죠”

입력 2015-11-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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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수지의 대표작은 ‘건축학개론’이지만 비교할 만한 필모그래피가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물론 ‘건축학개론’에서 보여준 그녀의 연기 역량은 기대 이상이었고, ‘국민 첫사랑’이란 별명은 세월이 지나도 참 잘 어울린다. 그래서 영화 ‘도리화가’는 수지에 도전이자 기회로 다가온다. ‘국민 첫사랑’에서 완전한 여배우로의 자리매김이 이 작품에 달려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한 수지는 ‘도리화가’ 진채선 역을 말하며 우여곡절 많았던 자신의 연습생 시절을 회상했다. 수지의 데뷔 전 모습은 여자라는 이유로 판소리를 할 수 없었던 진채선의 모습과 닮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노래와 춤이 좋아서 가수가 되고 싶었고, 길거리 공연하는 댄스팀에 우연히 들어가게 됐어요.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 번은 몰래 제 공연을 보러 왔는데 관객 3명 앞에서 땀 흘리며 공연하는 제 모습에 놀랐나 봐요. 그렇게 설득을 했어요. JYP 연습생이 되어서도 다른 연습생들과 달리 광주에서 다녀야 했고, 잠 못 자고 더 연습했던 기억이에요. 물론 ‘여자는 판소리 할 수 없어’라는 시대상에 부딪힌 채선이 만큼은 아니지만, 감정이입이 많이 됐어요. 처음부터 잘한 것도 아니었고 한계에 부딪혀 속상하고 서러워하는 모습이 제 감정이랑 닮아 있었어요.”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도리화가’는 조선 최초 여류 명창 진채선의 실화를 다룬다. 배우 류승룡이 연기한 판소리 학당 동리정사 신재효도 실존 인물이다. “시나리오를 좋게 봤어요.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도전하고 싶었어요”라고 출연 이유를 밝힌 수지는 판소리 대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이미 프로가수였지만 판소리의 세계는 전혀 달랐다.

“판소리의 음이 되게 묘해요. 꺾는 부분이 디테일하고 음도 반음의 반음을 내야 하는 애매한 것이 있어요. (판소리를) 배우면서 이해 안 되는 것이 많았어요. 녹음한 것을 계속 들으면서 깨달아갔어요. 성량도 평소보다 더 웅장하게 해야 했고, 발음도 센소리를 내야 했어요. 무엇보다 곡을 외우는 게 힘들었어요. 정확한 음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노래마다 버전이 많았어요.”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판소리 하면 ‘득음’의 경지를 떠올리게 된다. 문득 극 중 그녀가 소리를 내지른 모습이 떠올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피를 토했나?”라고 질문했다.

“목이 많이 상했죠. 머리로 피가 쏠리는 느낌이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피는 안 토했어요. (웃음)”

극 중 진채선의 성장은 신재효 선생이 있어 가능하다. 때로는 모질게, 때로는 다정하게 가르쳐 주는 참 스승이다. 스승과 제자 사이이지만 오묘한 러브라인도 형성된다. 기존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러브라인은 극의 다양성을 높여주는 장치다.

▲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저로서는 충분히 이해 가는 감정이었어요. 스승과 제자 사이지만 진채선은 어려서부터 부모가 없었고, 판소리를 하고 싶다는 열정이 강해서 신재효란 존재가 특별했을 거에요. 나의 재능을 알아보고 나를 위해 목숨까지 버려가며 이끌어주는 스승이기 때문에 아버지 같기도 하면서 많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있었어요. 그중에 사랑도 당연히 있을거로 생각해서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진채선은 신재효에게 혼나기도 많이 혼난다. 매몰차게 지도받는 모습에 실제 수지의 경험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칭찬하면 더 잘하는 스타일이에요. 혼나기도 많이 혼났죠. 혼나면 오기가 생겨서 이를 악물고 해요. 울면서 배웠어요. 칭찬을 받으면 자신감이 생겨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고 혼나면서 오기가 생겨 독기를 품고 할 수 있고 장단점이 있죠.”

▲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도리화가’는 판소리 소재로 ‘서편제’(1993)와 비교됐다.

“‘서편제’와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생각해서 크게 의식하지 않았어요. ‘도리화가’는 ‘서편제’의 다이내믹한 매력보다 잔잔한 데서 오는 감동이 있어요. 저는 판소리를 배워본 적도 없고 미숙하지만 채선의 성장영화라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에 초점을 뒀어요.”

수지는 인터뷰 말미 “목표에서 항상 다가가려 해요.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걸그룹으로 무대에 서고, 연기자로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그 어떤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일은 늘 즐겁게 해야 해요. 에너지를 가지고 하다 보면 실제 즐거워졌어요. 가수도 연기도 다 욕심이 있어요. 계속 병행하면서 하고 싶어요. ‘도리화가’ 속에는 노래와 연기가 동시에 있는 것 같아서 더 끌린 부분도 있어요. 제가 지금껏 보여드리지 못한 풍부한 감정선이 채선이에게 있었어요. 한 단계 성장하고 싶었어요. 판소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절함이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영화 ‘도리화가’의 주연을 맡은 미쓰에이 수지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이투데이 신태현 기자 holjjak@)

드디어 오늘(25일) 개봉이다. 흥행에 대한 부담은 주연 배우라면 필연적인 것. 수지의 속마음이 듣고 싶었다.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최선을 다했고, 좋아서 행복하게 만든 영화니까 설령 잘 안 돼도 후회는 없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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