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오너 일가들이 배당금을 ‘장전’하고 잇따라 지분 확대의 ‘포문’을 열고 있다.
12조4000억원이 풀리는 12월법인들의 2006년도 결산 배당금이 지배기반 강화와 2세 체제를 위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GS홀딩스는 지난 16일 ‘최대주주 등의 소유주식변동 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46.65%(보통주 기준)에서 47.28%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사촌동생인 허용수(39) GS홀딩스 사업지원담당 상무를 비롯, 허 상무의 아들인 석홍(6)군, 여동생 인영(35)씨가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0.63%(58만5000주)를 사들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허 상무 등이 사들인 주식은 총 223억원 어치로 이는 배당수익 등을 재원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12월결산법인들의 2006년도 배당금 지급이 거의 마무리(주총일로부터 1개월) 되면서 상장사 오너 일가가 배당소득으로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GS그룹 허창수 회장 일가가 다른 계열사들은 차지하고라도 올해 GS홀딩스에게서만 받은 배당금만도 439억원에 이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오너 2세들이 배당소득으로 그룹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아들 박세창씨와 고 박정구 전 그룹 회장의 아들 박철완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의 아들 박준경씨는 지난 13일 시간외 매매를 통해 금호산업 보통주 6만8200주씩을 매입했다.
이로써 이들 오너 3세들은 금호산업 지분을 박철완씨 5.71%, 박세창씨 3.44%, 박준경씨 3.39% 등으로 확대했다. 주당 매입가는 2만4450원씩으로 총 55억원 어치다. 취득자금은 배당소득 및 근로소득을 원천으로 하고 있다.
부산의 중견그룹 넥센 강병중 회장의 외아들 강호찬(36) 넥센·넥센타이어 부사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넥센 주식 0.21%(5560주)를 장내 매수했다.
강 부사장은 이를 통해 넥센 지분율을 5.88%에서 6.09%(보통주 기준, 16만2959주)로 늘려놨다. 강 부사장의 지분 확대는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를 통해 넥센그룹은 ‘2세 체제’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청호컴넷 지대섭(64) 회장의 아들인 지광배(25)씨도 올 2월말 이후 1개월여 만인 지난 9일 청호전자통신 주식 3000주를 사들여 보유지분을 8.68%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흐름으로 볼 때 올해 더욱 두둑해진 배당금으로 지배기반 확충에 나서려는 오너 일가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결산 상장사 중 배당법인은 839개사로 전년도에 비해 10개사 증가했다. 특히 배당금 규모는 20.8% 늘어난 12조4167억원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