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백화점의 조직개편이 입점수수료 체계를 점별 수수료 체계로 바꾸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입점 업체들이 속속 이탈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롯데가 점별수수료 체계로 전환할 경우 국내 대형 백화점들이 전부 수수료율 체계를 바꾸지 않을 수 없어 입점업체들이 미리부터 수수료율 인상에 따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백화점 업계의 수수료율 체계를 살펴보면 임대갑, 임대을, 수수료, 직매입 등의 형태로 구분돼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매출수수료의 30% 이상을 받는 체계로 형성돼 있다.
점별 수수료율의 주요 골자는 백화점 각 지점별로 입점 브랜드의 월매출 순위 비교를 통해 수수료율을 인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주요 가두 상권에 자리 잡고 있는 업체들의 수수료율은 더욱 올라가 업체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지점별 대형 프로모션에 업체들에게 행사 비용 명목으로 일정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어 대형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업체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입점 브랜드들의 매출 수수료가 35%에 달하고 있으며 행사비, 인건비, 물류비 등을 포함할 경우 60% 이상이 지출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 일부 브랜드는 다각화된 유통 경로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을 유도하기 위해 대형 아울렛 몰이나 오픈마켓 등으로 사업진로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아울렛과 오픈마켓이 대형화되면서 백화점과 비슷한 형태의 사업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매출 또한 백화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입점 업체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 브랜드사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이 결코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단지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백화점에 입점해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그러나 언제까지 손해만 보면서 백화점에서 장사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며 “아울렛 몰 등이 백화점 형태의 운영에 나서고 있고 수수료율도 훨씬 낮아 백화점 입점을 다시 한번 고려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캐릭터성이 강하고 고급화를 지향하는 많은 디자이너들도 유명 명품들과의 입점 경쟁 수수료 차별화에 밀려 점차 수수료가 싼 인터넷 몰등으로 유통전략을 바꾸고 있다.
G마켓이 지난해 12월 개설한 디자이너숍에는 현재 홍은주를 비롯해 시아씬, 김시양, 김도형 등 디자이너 브랜드 27개가 입점해 오프라인을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수수료가 매출액의 12% 정도로 백화점보다 훨씬 낮아 디자이너들에게 매력적인 유통경로로 부각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백화점이 사업 다각화를 통한 매출 확대가 아닌 임대수입으로만 수익성을 올리려는데 문제가 있었다”며 “지속적인 매출 부진을 임대수익을 통해서만 얻게 된다면 백화점과 입점 업체 모두가 공멸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국의 경우 백화점들이 직매입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를 자체 보유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어 국내 백화점과 차별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같은 시스템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