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검증위, 반도체 직업병 포괄적 지원보상체계 제시… “인과 관계 밝히기 쉽지 않아"

입력 2015-11-2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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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검증위의 제안을 수용, 자사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백혈병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와 협력사 직원까지 포괄적으로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기 힘든만큼 노동자의 건강보호와 배려를 실천하고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다.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는 25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1년간 진행한 작업장 산업보건 실태에 대한 검증결과와 개선과제를 발표했다.

검증위원회는 지난해 제기된 직업병 문제에 대해 박성욱 대표가 객과적이고 정밀한 실태 조사를 사회에 약속하며 외부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위원회다. 검증위는 SK하이닉스가 화학물질 및 작업환경 분야 66개, 건강영향관리 분야가25개, 산업안전보건 및 복지제도 분야 36개 등 총 127개 과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재연 위원장은 “다양한 검증과정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다수 확인했지만 발생기전이 복잡한 암이나 발생률이 극히 낮은 희귀질환들은 질환의 특성상 인과관계 평가 자체가 근본적으로 어렵다”며 “질병발생의 원인이 되는 유해인자에 상당수준 노출된 것을 확인하는 방식은 반도체 직업병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위원회는 대안으로 근로자의 심각한 질병들에 대해 ‘인과관계 확인’을 유보하고 건강손상 근로자들의 치료와 일상유지에 필요한 기본수준을 지원하는 ‘포괄적 지원보상체계’를 제안했다.

◇SK하이닉스 근로자 한국 전체 근로자 보다 ‘갑상선암’발병률 ↑= 검증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 분석결과 SK하이닉스 생산직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에 비해 자연 유산율이 1.3배, 여성 방광염이 1.1배 높았다. 피부염이 여성은 1.4배, 남성은 1.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서 2014년까지 암으로 병가를 신청한 108며을 분석한 결과 갑상선암이 전체의 56.5%인 6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뇌종양(10.2%), 위암(9.3%), 순이었다. 같은 기간 자료 분석 결과 SK하이닉스 근로자들이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에 비해 갑상선암 발생 확률이 남성이 2.6배, 여성이 1.3배 유의하게 높았다.

장재연 위원장은 “명확하진 않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생산직에서 발병률이 높았던 질병을 모두 포함하려고 했다”며 “혹시라도 피해를 입었는데 빠질 수 있는 상황을 염려해 거론되는 질병을 다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자 보호가 첫 번째 목적이며, 복지차원에서 여력이 있고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바 이며,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 측면에서도 (포괄적 지원하는 것이)좋다”고 덧붙였다.

◇“인과관계 명확히 밝히는 것 쉽지 않아”거듭 강조…협력업체·퇴직자 등 포함=지원대상에는 질병에 따라 협력업체 재직자와 퇴직자, 자녀도 포함시키도록 했다. 지원 대상 질환으로는 반도체 산업과 조금이라도 상관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모든 암을 포함시켜 누락 가능성을 없애자고 권고했다.

또 자연유산과 ‘복지지원대상 질환’이라는 이름으로 희귀난치성질환(다발혈관염 육아종증, 전신성 홍반루푸스, 전신경화증, 쇼그렌증후군,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파킨슨 병, 다발성경화증, 특발성 폐섬유증), 불임, 자녀의 소아암과 선천성 심장기형·희귀난치성질환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 시키도록 했다.

장 위원장은 “산재보험이 직업병이 발병된 원인을 밝혀서 개선이 되게 해야 하지만 보험 형태로 가다보니 행정적인 부부네서 인과관계를 너무 따지게 되는 것이다”며 “산재가 커버가 안되는 사각지대가 있고 그 안에서 인과관계만 따지다보면 노동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산재 개혁이 될 수 있도록 위원회가 기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직업병 보상과 함께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을 위해 산업보건안전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보건안전 관련 투자를 매년 10%씩 늘려 2017년까지 3년간 총 4070억원을 안전관리 및 시설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40명 수준인 안전 관련 전공인력을 2016년까지 80명 수준으로 2배가량 늘려 상시 안전점검을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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