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 "한국사 국정화, 동북아 역사전쟁에도 불리"

입력 2015-11-26 08:39 수정 2015-11-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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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2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문화포럼(회장 임철순) 주최로 열린 제 15차 세미나에서 김 이사장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국정교과서 문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이사장은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문제삼으며 “현 정부의 불만은 민중사관 역사수정주의, ‘종북’ 경향에 빠져 산업화의 성과를 경시하는 의식”이라며 “특히 보수는 역사를 혼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교과서의 내용보다 과거에 대한 기억과 이미지, 역사를 안보적 차원에서 보는 시각 역시 이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김 이사장은 진단했다. 그는 “정부의 이같은 시각은 시대적인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사 국정화’의 쟁점 중의 하나인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 논란에 대해 “검인정 교과서로 이같은 논란에 개입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를 비롯한 일부 역사학자들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 시점으로 보고 있는 반면 대다수 학자들은 임시정부가 세워진 1919년 4월 13일을 건국 시기로 보는 경향이 많다.

한국사 국정화는 동아시아적 관점에서도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동북아의 역사전쟁이 민간 역사연구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한국사의 국정화는 동북아의 역사전쟁에서 전략상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의 부제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의 가사인 ‘오 벗들이여, 이 소리는 아니오’(O Freunde, nicht diese Töne)였다. 김이사장은 “과거 한 강연에서 일본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아베 신조 총리를 겨냥해 ‘이 소리는 아니오’ 라고 했던 말을 다시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적용시점을 연기하고 편찬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사의 국정교과서 문제는 교과서 집필자, 국사를 배우고 가르치는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한국인의 문제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민중사학의 획일성을 부정하지 않겠지만 그것을 국정화라는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으로 흡수해야 한다”며 “그것이 사회통합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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