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기업의 순이익이 6년 만에 감소했다. 유가 하락과 강달러가 기업 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입힌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지난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0.8% 줄어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2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금융정보업체 톰슨로이터 집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에너지 기업 순익은 전년보다 57% 급감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3분기에 평균 배럴당 4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 하락했다. 석유업계 최대 기업인 엑손모빌 순익은 지난 분기 42억4000만 달러(약 4조8500억원)로 전년보다 50% 가까이 줄었다. 경쟁사인 셰브론도 순익이 60% 급감해 내년 투자액을 올해 계획 대비 25% 감축한다. 미국은 에너지업계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투자 감소는 설비 투자 관련 업종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달러 강세 역풍도 강하다. 지난 3분기 미국 달러 가치는 일본 엔화 대비 무려 17% 올랐다. 의약품·소비재 업체 존슨앤드존슨(J&J)은 강달러 영향에 지난 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7% 감소했고 순익 감소폭은 30%에 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미국 내수는 견실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분기 미국 내 매장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증가세로 돌아서 순익이 전년보다 22% 급증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IT업종도 달러 강세 역풍 속에서도 자국 시장의 견실함에 힘입어 순익이 6% 증가했다.
이번 4분기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는 8월 혼란에서 벗어났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것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