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기업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신기록을 달성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글로벌 기업의 M&A 규모가 3조8200억 달러(약 4370조원)로 신기록을 세웠다고 마켓워치가 M&A 조사기관인 머저마켓(Mergermarket)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연간 기준 사상 최고였던 2007년(3조6700달러)보다 4.3%나 많은 것이다.
머저마켓은 올해를 1개월 이상 남겨둔 현재 시점에서 신기록을 달성한 것은 화이자와 앨러간의 합병 발표가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23일 미국 거대 제약사인 화이자는 ‘조세회피’ 논란에도 아일랜드의 엘러간을 1600억 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이뤄진 M&A 규모를 지난해 연간 실적과 비교하면 17%나 많다. 특히 올해 M&A가 활발한 것은 미국, 유럽 등이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기업들의 인수 비용 마련이 쉬웠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제약·바이오업종(5543억 달러), 소비자업종(4636억 달러), 정보기술(IT)업종(3865억 달러) 등에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제약·바이오업종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세 회피 목적의 M&A가 많이 이뤄졌다.
해당 기업들이 조세 회피 목적의 M&A를 인정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추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제약·바이오 기업 중 27개가 영국회사와, 7개가 아일랜드 회사와 합병했고, 올해는 각각 21개와 5개의 기업이 영국 및 아일랜드 회사와 합병했다.
머저마켓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2월에 금리를 올린다는 조건을 전제로 내달에도 M&A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금리인상 이전에 저렴하게 자금을 빌려 서둘러 인수를 마무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에는 높아진 금리로 M&A 열풍이 잠잠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