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 유명인과 관련된 물건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열린 줄리앙 옥션에서는 미국의 ‘섹시 아이콘’ 마릴린 먼로의 연애편지가 7만8125달러(약 87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에 나온 연애편지는 먼로의 첫 번째 남편이자 뉴욕 양키즈의 전설 조 디마지오가 먼로에게 보낸 것이다. 이들은 1954년 결혼했으나 9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디마지오는 이혼을 결심한 먼로에게 이 편지를 보내 마음을 돌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미있는 점은 먼로의 ‘남편들’이 쓴 연애편지의 가격 차이다. 같은 날 경매에 나온 그녀의 세 번째 남편이자 작가 아서 밀러가 먼로에게 보낸 연애편지는 디마지오의 절반 값인 4만3750달러(약 4900만원)에 낙찰됐다.
시중에선 28만원짜리 기타라도 전설의 록밴드 비틀스 멤버 존 레논이 썼던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달 초 열린 줄리앙 옥션에 존 레논이 1963년 겨울 런던 공연 도중 분실한 기타가 출품됐다. 이 기타는 무려 240만 달러(약 27억원)에 낙찰됐다. 중고 악기상에서 이 기타를 275달러에 구입해 보관해온 미국의 한 아마추어 기타리스트는 이 경매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같은 날 비틀스가 미국 첫 공연에서 사용했던 드럼 헤드도 210만 달러에 낙찰됐다.
역사적인 사건에 사용된 물건도 고가에 팔리는 경우가 많다. 1912년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이 빙산과의 충돌로 침몰할 당시 마지막까지 연주된 바이올린은 2013년에 90만 파운드(약 15억원)에 낙찰됐다. 타이타닉에서 나온 유품 중 단일 물품으로는 최고가였다. 이 바이올린은 1912년 타이타닉 침몰 당시 밴드 리더인 월리스 하틀리가 사용했던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타이타닉호에 남아있던 비스킷이 1만5000파운드(약 2600만원)에 낙찰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스킷’이 됐다.
‘조세핀’이라는 이름이 붙은 희귀 다이아몬드의 사연도 화제다. 이달 스위스 제네바의 소더비 경매에서는 16.08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와 12.8캐럿의 블루 다이아몬드가 각각 2870만 스위스프랑(330억원), 4860만 스위스 프랑(560억원)에 낙찰됐다. 두 다이아몬드는 홍콩 부동산 재벌 조셉 라우가 7살 딸 ‘조세핀’을 위해 구입한 것으로 그는 다이아몬드에도 딸의 이름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