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상무가 처음으로 계열사 등기임원에 선임됐다.
한진그룹이 오너 2세를 경영 전면에 등장시킴으로써 후계구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일 증권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그룹 계열의 칼호텔네트워크는 지난달 조현아 대한항공 상무를 등기임원에 선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 상무가 한진그룹 25개 국내 계열사(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준) 중 등기이사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등기이사는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일원으로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회사의 주요 결정에 관여한다.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만큼 비등기이사(집행임원)보다 권한도 크고 책임도 막중하다.
따라서 조 상무에게 처음으로 계열사의 등기임원이란 막중한 역할을 맡긴 것은 경영 일선에서의 검증 과정을 통해 조양호 회장에 이은 후계구축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란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난해 말 이미 감지됐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12월 조현아 대한항공 상무보를 상무B로 승진시키는 한편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장을 상무보로 승진 발령한 바 있다. 조양호 회장의 1남2녀 중 막내딸 현민 씨는 아직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조원태 상무보는 조양호 회장의 외동아들로 인하대를 졸업한 뒤 한진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서 근무하다 2004년 10월 대한항공 차장으로 입사했다.
조현아 상무는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뒤 99년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에 입사했으며 기내판매팀장 등을 거쳐 현재 기내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