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수사에 자문사 시세조종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입력 2015-11-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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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6일) 여의도가 떠들썩거렸습니다. 다음 타깃은 누가 될지….”

여의도가 요동치고 있다. 검찰이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면서 증권사 압수수색은 물론 자문사 대표까지 구속했다. 검찰이 벼린 날을 휘두르는 것은 이번이 끝이 아니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이 26일 알펜루트투자자문 대표와 한가람투자자문 매니저를 구속한 것은 자문사 수사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자문사의 시세조종 의혹은 이미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익히 퍼진 이야기였다. 코스닥의 특정 종목이 널뛰기할 때 모 자문사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돌고는 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자문사는 운용하는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윈도드레싱(window dressing, 결산기에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고파는 행위)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동기가 클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의 유혹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문사 관계자들의 구속이 이어질 것이란 견해도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한가람투자자문 이외에 이미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자문사가 10여곳 이상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검찰이 대형 증권사는 뒷돈을 받고 블록딜(block deal, 시간외 대량매매)을 알선한 혐의 수사에 주력했다면, 소형 자문사는 시세조종, 차명계좌 이용과 같은 혐의를 눈여겨보고 있다.

소비자의 피해가 본격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블록딜 알선은 대형 기관투자자 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회사의 대주주가 주가를 올리고 나서 블록딜을 사주한 사례도 있었지만 소액 투자자의 돈을 직접 건드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문사는 특정 종목의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종목에 투자했던 소액 주주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검찰의 수사를 받는 자문사에 투자한 투자자가 손해를 보고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문사의 자금운용은 평판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검찰 수사는 소비자와 자문사 모두에게 악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여의도의 볼멘소리는 커지고 있다. “시장 상황도 좋지 않은데 검찰 때문에 장사가 부진하다”, “일부 개인의 불공정 거래를 확대해 해석하고 있다”, “여의도 전체를 매도하는 것 아니냐” 등이 주된 불만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 조사국,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서울 남부지검 등 옥 위에 옥이 수없이 쌓인 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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