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반도체 사업부문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회계 부정 스캔들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마사시 무로마치 도시바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사업부를 일부 분할하거나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사시 CEO는 “매각이 곧바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반도체 사업은) 우리의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완전히 떼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회사의 핵심 수입원이다. 애플의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생산한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PC와 가전제품 등의 사업부 수익이 악화하면서 반도체 사업은 사내 핵심 사업부로 떠오르게 됐다. 반도체 사업 특성상 삼성전자 등 쟁쟁한 업체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도시바는 최근 회계 부정 스캔들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올여름 도시바는 지난 7년간 1550억 엔 규모의 이익을 부풀렸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회사는 경영진과 이사회 물갈이 나섰으나 파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아사히 신문은 도시바가 최대 80억엔 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맞다면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도시바는 앞서 한 차례 사업부 매각을 진행했다. 회사는 지난달 말 구조개혁안을 마련하고 소니에 이미지센서 사업부를 매각했다. 지난 7일에는 올 상반기 904억 엔의 영업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적자는 2009년 이후 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