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병원 총격사건, 낙태 반대론자의 증오범죄?…“아기 장기 안돼” 진술

입력 2015-11-2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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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총격 사건 용의자 로버트 루이스 디어 2세. 사진=AP뉴시스
▲콜로라도 총격 사건 용의자 로버트 루이스 디어 2세. 사진=AP뉴시스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비영리단체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Federation of America) 진료소에서 27일(현지시간) 총격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졌다. 용의자의 범행 동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낙태를 옹호하고 임신 중절 시술을 지원하는 해당 단체를 겨냥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미국 NBC 방송은 수사 관계자 2명의 발언을 인용해 콜로라도 진료소 총격사건 용의자 로버트 루이스 디어 2세(57)가 “아기 장기 더 이상 안돼(no more baby parts)”라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 수사 관계자들은 디어가 낙태 옹호 단체인 가족계획연맹에 관해 이같은 말은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진료소를 공격하기로 한 결정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발언은 그가 범행을 벌인 동기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는 체포될 때 매우 차분했으며 인질극을 벌이면서도 경찰관들에게 어떤 요구사항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디어가 미국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가 벌어지는 ‘블랙 프라이데이’인 27일을 범행일로 택한 점을 감안할때 대규모의 인명피해를 노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어는 전날 콜로라도 가족계획연맹 진료소에서 총격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경찰 1명을 포함해 3명을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소총 등으로 중무장한 범인은 진료소 주차장으로 들어서며 20발 이상의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5시간 이상 인질극을 벌이며 대치하다 생포됐다.

경찰 조사 결과 디어는 콜로라도 스프링스부터 약 70km 떨어진 콜로라도주 하첼시의 숲에서 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숲 속에서 전기나 상수도도 없이 지냈으며 이웃과 거의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디어의 범행동기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용의자 디어에 관한 신상정보는 모두 주변 사람들에 대한 탐문과 열람이 가능한 공식 기록을 근거로 한 언론 보도에서 나온 것이며, 공식 확인된 바는 없다.

비영리단체인 미국 가족계획연맹은 1970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가족계획법에 서명한 후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왔으나, 최근 수년간 미국 의회 보수파는 이 단체에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미국 전역에서 약 700개의 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총격이 벌어진 진료소는 인공임신중절을 포함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낙태 허용을 반대하는 이들이 항의 시위를 자주 벌여 온 곳이기도 하다. 이 진료소가 있는 콜로라도 스프링스는 개신교 근본주의자들과 낙태 반대 운동을 벌이는 기독교 보수 단체들의 세력이 매우 강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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