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검찰에 의해 불법 자전거래 행위가 적발된 현대증권이 과거 몇 차례 적발에도 수법을 바꿔가며 자전거래를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박찬호)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지난 2011년 2월 금융감독원의 감사에서 불법 자전거래가 적발돼 해당 직원이 징계를 받았다.
당시 적발된 자전거래는 랩 계좌 간에 1대1로 CP(기업어음)와 ABCP(자산담보부 기업어음)가 매매되는 '직접 자전거래' 방식이었다.
금감원 적발 이후 현대증권은 제3의 증권사를 중간에 끼워 새로운 자전거래 방식을 만들었다. 제3의 증권사와는 자금거래 없이 형식적인 거래 외양만 만들어내고, 실제 랩 계좌 간에 CP와 ABCP를 매매하는 '당일 자전거래'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2013년 7월 내부감사에서 적발되자 현대증권은 다시 방식을 바꿨다. 이번에는 제3의 증권사를 중간에 끼우고 거래 기간을 1일 초과시키는 'T+1일 자전거래' 방식이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투자일임업자나 신탁업자가 그 재산으로 자기가 운용하는 다른 재산과 거래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이는 각 투자자 상호 간에 이해 상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연성 자체를 차단해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취지다.
검찰 조사결과 현대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과 랩운용부, 신탁부 임직원들은 우정사업본부, 고용노동부 등의 자금 59조여원을 자사가 운용하는 다른 계좌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매각된 자금은 총 9567회에 걸쳐 기존 투자자에게 일명 '돌려막기'로 환급됐다.
이날 검찰은 불법 행위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현대증권 부장 4명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이 회사 본부장 3명을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