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 조작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폭스바겐의 11월 미국 내 신차 판매 대수는 2만4000대에 조금 못 미쳤는데, 이는 전년 동기 3만2000대에서 25% 급감한 수준이라고 CNBC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배기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골프와 파사트의 판매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1월 미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133만대로 전년 대비 12.1% 늘었고, 이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는 1.5%, 도요타자동차는 3.4%,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은 3% 각각 증가했다.
폭스바겐은 판매 부진 외에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굴욕도 맛봤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폭스바겐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S&P는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깨진 신용이 회사에 지속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S&P는 “조작 사태로 인한 판매량 급감과 정부의 벌금, 소송 비용 등이 회사 재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폭스바겐은 조작사태와 관련해 220억 달러(약 25조4782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미국, 한국 등에 이어 인도 정부도 폭스바겐 차량의 리콜을 지시했다. 이날 인도 정부는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확인된 폭스바겐 차량 32만370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리콜 대상에는 아우디, 스코다 등이 포함됐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인도자동차연구협회(ARAI)가 도로 주행과 실험실 주행 테스트를 통해 배출가스의 변화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사태 여파는 점점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 9월 디젤차량 1100만대의 질소산화물(NOx)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지난 11월 초 미국 당국 검사에서 3000cc급 폭스바겐 고급 브랜드 모델 8만5000대에서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사실이 추가로 적발됐다. 당시 회사는 자체 조사에서 약 80만대의 차량에서 이산화탄소 배출가스 표기가 실제 배출량보다 적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