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연말 인사가 중반에 접어든 가운데 주요 그룹의 올해 인사 방향이 ‘세대 교체’와 ‘신사업 발굴’로 귀결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Gㆍ삼성ㆍGS그룹 등이 정기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인사 초점이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최고경영자(CEO)의 역할 조정이나 세대 교체에 맞춰진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이 전일 발표한 사장단 인사에서 무선사업부장과 IM부문장을 겸했던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이 무선사업 업무를 후배에게 물려줬다. CE부문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했던 윤부근 대표이사 사장도 생활가전사업부장에서 해제됐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조만간 단행될 후속 임원인사에서 부사장급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신 사장과 윤 사장은 그간의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과 신규 먹거리 발굴 등 보다 중요한 일에 전념하도록 했다.
이는 삼성의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종합기술원장 인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겸직했던 종합기술원장에 정칠희 종합기술부원장을 승진시켜 힘을 실어줬다.
앞서 단행된 LG그룹의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세대교체와 신사업이 키워드였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주)LG로 이동해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구 부회장이 맡은 보직은 LG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소재·부품, 자동차 부품, 에너지 등 미래성장사업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집중 지원하는 자리다. 구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 총괄뿐만 아니라 LG전자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게 했다. 그만큼 구 부회장의 그룹 내 입지가 더 강화된 셈이다.
현대중공업도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상무가 30대 중반에 전무로 승진하며 세대교체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GS그룹은 허만정 창업주의 2세 중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아오던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2세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계 관계자는 “올 주요 그룹의 연말 정기인사에서는 세대교체가 눈에 띄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신사업에 더 집중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며 “앞으로 이어지는 다른 그룹들의 인사도 같은 맥락에서 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에서는 이달 중순 SK그룹에 이어 하순에 현대차그룹이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