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해외여행 열풍이 자국 경기둔화 여파로 시들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는 지난 10월 조사에서 중국 중산층이 향후 1년간 평균 2.1회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올 초 조사 당시의 평균 2.6회를 밑도는 것이다. 또 올해 중국인 해외여행 증가율은 지난 몇 년간의 평균치인 18%에 못 미치는 15%로 추산됐다.
해외여행 열기가 시들해진 것은 지난 10월 해외여행 지출 수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중국이 발표한 서비스 무역 통계에 따르면 10월 중국인의 해외여행 지출은 190억 달러로 전월의 250억 달러(약 29조1000억원)에서 줄었다.
WSJ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중국의 해외여행 의욕을 꺾었다며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WSJ는 지난 8월 중국 증시의 폭락과 환율 변동도 중국인의 해외여행 열풍을 잠재웠다고 지적했다. 올여름 중국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최대 40%까지 폭락했고,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사흘간 무려 4.6% 떨어뜨렸다.
업계에서는 10월을 8월 주가폭락, 위안화 절하 등에 따른 영향이 처음으로 두드러진 달로 보고 있다. 해외여행은 사전 예약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중국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한 영향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WSJ는 중국인의 해외여행 목적이 쇼핑인 만큼 중국 위안화 가치가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의 부양책들이 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면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인의 해외 쇼핑을 억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