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적자인데"… '도 넘은' 기업흔들기에 신일산업 '골머리'

입력 2015-12-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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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스톤, 김영 회장 등 4명에 횡령 혐의 검찰 고발 주장… 회사 측 "허위사실, 강력 대응"

‘선풍기 명가’ 신일산업이 또 다시 진흙탕 싸움에 빠지면서 골머리를 썩고 있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적대적 인수합병(M&A)집단과의 긴 공방이 2년째 이어지고 있고, 수위도 점차 극에 달하고 있어서다. 최근엔 적대적M&A집단 측에서 횡령 혐의로 경영진을 검찰 고발했다는 주장까지 하면서 신일사업을 흔들고 있다.

마일즈스톤 인베스트먼트는 신일산업 김영 회장과 송권영 전 대표, 이창수 전 재무이사 등 임원 3명과 신일산업 협력사 씨튼 변 모 대표 등 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9월 김 회장이 개인회사 아성실업에 선급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23억원을, 협력사 씨튼을 통해 선급금 형태로 18억원을 지급해 이를 자신의 경영권 방어에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마일즈스톤은 2년째 신일산업에 대한 적대적M&A를 이끌고 있는 황귀남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다.

이에 신일산업은 허위사실로 주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남부지검에 고발했다는 주장 자체가 이미 허위사실"이라며 "아성실업건은 영등포경찰서 측에 단순 고발 접수가 된 사건으로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적대적M&A 집단의 허위사실 유포로 기업 이미지가 많이 훼손되고 있고, 이로 인한 소액주주들의 피해도 막대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 같은 기업흔들기에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마일즈스톤 측의 검찰 고발 주장과 관련해 조회공시까지 요구한 상황이다. 신일산업은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도 준비하고 있고, 조만간 적대적M&A집단 측의 도 넘은 기업흔들기 행보에 대해 강력한 대응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일산업 경영권 분쟁은 적대적M&A를 황귀남, 이혁기씨 등으로부터 2년전 시작됐다. 그간 각종 법정 공방을 진행해오면서 잡음에 시달렸지만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김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으로 다소 조용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3월 적대적M&A집단 측이 신일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사내이사와 감사 지위 확인 소송 결과가 최근 나오면서 다시 분쟁의 불을 키웠다. 수원지방법원이 황씨와 이씨가 사내이사, 감사 지위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카카오 SNS를 중심으로 한 신일산업 주주모임도 경영참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경영권 향방은 더욱 복잡하게 흘러가게 됐다. 250명의 신일산업 주주모임이 현재 보유한 전체 주식수는 620만주로 7%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모임은 김 회장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주주들에게 사죄하고 자진사퇴할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적대적M&A집단인 황씨 측에겐 모임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업계에선 주주모임도 적대적M&A집단과 사실상 '한 배'를 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적대적M&A집단이 주주모임까지 합세시키면서 정기주총이 있는 내년 3월까지 신일산업을 지속적으로 흔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같은 진흙탕 싸움이 길어지면서 기업 자체의 경쟁력이 점차 땅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신일산업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79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전년 53억원에서 14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신일산업은 지난해 연간 실적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신일산업은 지난 3월 정기주총 후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지으면서 사업적으로 다시 도약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선풍기 명가로 우뚝 섰던 신일산업의 경쟁력이 지루한 적대적M&A 경영권 공방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적대적M&A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기업 경쟁력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추진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소 가전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의 권리도 좋지만, 한 번 떨어진 기업 경쟁력은 다시 끌어올리기 쉽지 않은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기업이 다른 이슈가 아닌, 제품과 사업으로 대외적으로 소개될 수 있도록 이처럼 소모적인 공방은 이제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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