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대상기업 선정] 구조조정 ‘살생부’ 윤곽…시멘트·IT·제지 등 ‘제조업체’부터

입력 2015-12-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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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하락 호황 ‘시멘트업체’·무리한 확장 ‘IT기업’…2곳 다 매력적 ‘되팔기’ 유리

유암코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고려하는 기업은 시멘트, IT, 제지, 부품 등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이들은 크게 제조업종에 속한다. 앞서 유암코는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제조업종이 구조조정에 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다.

명단에 오른 홍원제지는 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제지업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홍원제지는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기준 매출액은 2300억원, 지난해 1846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규모는 57억원에서 109억원으로 증가했다.

제지업황이 전 세계적으로 나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인쇄용지 공급과잉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제지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홍원제지는 지난해 매각에 나섰으나 시장에서 유찰되면서 실패했다. 시장 매각이 한번 실패했다는 것이 유암코의 개입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명단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시멘트 업체인 A사다. 시멘트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는 대형 기업이다. 올해 3분기 출자전환부채평가손실 규모는 1182억원을 인식했다.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시멘트 업황이 좋고 경영권과 관련된 리스크가 적은 점 등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이유로 분석된다.

KDB산업은행을 포함해 9곳의 채권단이 지분 80%를 넘게 보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지분 24.43%를 보유해 채권단 중 가장 많은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너의 지분율은 2.33%에 불과하다.

시멘트 업황은 올해 3분기 주택시장 개선세와 더불어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것이 A기업의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우발채무가 걸림돌로 꼽힌다.

A사는 지난 2007년 자회사를 위해 기업어음(CP) 매입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5150억원을 지급보증했다. 그러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서 2010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자회사에 대한 우발채무 부담이 증가한 데는 주요 사업인 ‘파이시티’부지 개발 사업이 갑자기 중단됐기 때문이다. 당시 우발채무 중 파이시티 사업 PF 대출 보증이 440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파이시티 사업이 무산되자 빚을 떠안게 됐고, 워크아웃 수순을 밟았다.

자회사 역시 신규 수주 감소와 매출 감소로 인해 지난해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자회사에 대한 우발채무는 567억9000만원, 파이시티 사업 관련 우발채무는 2640억원 규모다.

파이시티 사업은 진행과정에서 박영준 前 지식경제부 차관이 사업 대표로부터 인허가 청탁을 받고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파이시티 부지는 오는 4일 공매를 시작한다. 다만 개발용도가 연구개발(R&D) 단지로 한정될 우려 때문에 유찰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A기업 자체만 놓고 본다면 매력적인 매물이다. A사는 지난해 매출 3257억 원, 영업이익 485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945%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1669억 원, 영업이익 275억 원을 달성했다.

그동안 꾸준히 업계에서 거론됐던 B기업도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B기업은 IT업종으로 매각 여건이 좋은 업종에 속한다. 지난 2012년 PEF에 인수된 이후 일본 파나소닉 계열사의 사업부를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스마트폰 부품업체들로부터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자 실적이 악화됐다. 최근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유암코가 가장 먼저 B기업을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며 “규모도 크지 않고 시장에 신속하게 되팔수 있는 기업이라는 게 최대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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