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재인 대표, “안철수와의 정면 충돌 불사”…비주류에 선전포고

입력 2015-12-0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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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3일 당 내홍 돌파를 위해 안철수 전 공동대표나 비주류와의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정면승부에 나섰다.

문재인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하고 비주류의 사퇴 요구도 일축하며 '문재인 체제'로 총선까지 끌고가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당을 잘 추스르고 총선에서 이기면 야권내 차기 주자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 게임이다.

이런 입장은 비주류의 문제제기를 사실상 공천요구로 규정한 지난달 18일 '광주 선언'의 연장선상이자 비주류의 공세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지난 5월 미공개 성명, 9월 재신임투표 제안 등에서 드러난 일부 비주류에 대한 강한 불신이 이번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4일 취임 300일을 맞는 문재인 대표는 자신이 전당대회 출마 때 언급한 △전당대회 △당 혁신 △총선 등 세 번의 죽을고비 중 두번째 고비인 혁신에 명운을 걸겠다고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 그는 "꺾일 때 꺾이더라도 해야할 일, 가야할 길을 가겠다"고 단호한 의지를 피력했다.

문재인 대표가 혁신전대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데다 '사생결단' 내지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안 전 대표의 제안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안되는 방안이라고 말씀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 외부 세력과 통합하기 위한 통합전대의 경우 의미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해 신당을 창당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나 정의당 등과의 통합을 위한 전대는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혁신전대 거부는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기도 하다. 내년 4월 총선을 준비하려면 시일이 촉박하기 때문에 더이상 거취 문제가 논란이 돼선 안된다는 의지의 천명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문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총선기획단, 총선정책공약준비단, 호남특위, 인재영입위, 선대위 등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총선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문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표가 비주류의 반발이 명약관화한 상황에서 정면 승부에 나선 것은 향후 비주류와의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혁신의 기치를 내세워 혁신 대 반혁신 구도로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는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또한 우리 당에 필요한 더 근본적인 혁신들을 제 책임으로 해나가겠다"며 "당을 흔들고 해치는 일들도 그냥 넘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문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당무감사를 거부한 비주류 유성엽 황주홍 의원과 '부적절 처신' 논란에 휩싸인 신기남 노영민 의원 등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지시했다. 특히 노 의원은 자신의 측근그룹으로 분류돼 읍참마속도 불사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여겨진다.

문 대표는 일부 인사들이 "명예로운 퇴진이 좋지 않겠느냐"고 묻자 "방법이 뭔지 얘기해달라"며 고집을 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 측은 "무엇보다 빨리 털고가야 한다는 문 대표의 의지가 강했다"며 "특히 지난 9월 당내 의원들의 설득에 밀려 재신임투표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동력이 충분할 것이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 적잖이 제기된다. 그가 정치적 명운을 건 총선에서 의미있는 성적을 거둘지 못할 경우 재기가 어려울 정도의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부담도 엄청난 상태다.

다음은 문재인 대표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당 지도체제를 현행처럼 유지하나.

△그렇다.

-오늘 발표에 대한 비주류 의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예상하지 않는다. 지금 경선을 하는 전당대회가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라는 점은 당내 거의 모든 분의 공감대가 있다.

-'문안박 연대'에 대해 계속 열어놓겠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을 설득하기 위한 다른 조치를 할 생각은.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우리당에 그보다 더 좋은 방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당원이나 우리당을 지지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텐데 그런 당원과 국민의 희망이 실현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그 일에 계속 매달려서 이렇게 자꾸 시간을 보낸다거나 오히려 그것이 당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을 계속 할 수는 없다.

-현 상태로는 당이 어렵다는 당내 다수 의원들의 견해에 대한 입장은.

△제 생각을 앞세우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제가 들은 의견들은 문안박 협력체제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안 되면 이제는 대표가 책임지고 나가야 한다. 이 중요한 시기에 당을 무력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거의 누구나 공감한다.

-통합전대만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천정배 의원까지 참여하는 통합전대를 염두에 뒀나.

△총선 전까지 당 밖과의 통합은 필요하다. 다음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1대 1 구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당 외부와 통합하려면 통합전대는 불가피한 방법이다. 그러나 통합을 위한 통합전대가 아니라 지도체제를 바꾸기 위한, 지도부가 물러나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경선하는 전당대회를 다시 여는 것은 시기상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안을 수용하나.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방안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인 만큼 힘 합쳐 해나가자고 제가 제안한 것이다. 이제는 당대표인 제가 제 책임으로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있다.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한다.

-총선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호남특위·인재영입위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상 계획은.

△당의 혁신변화는 결국 사람을 통해서 보여줘야 한다. 유능한 경제정당을 말했는데 그렇게 가려면 실제로 그런 정책역량을 가진 전문가들이 우리와 함께 해야 된다. 또 보다 더 참신한 신진인사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우리당의 변화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그런 노력을 빠른 시일에 가시적으로 보여주겠다.

-안철수 전 대표가 문 대표 주변에 호가호위하는 사람이 있고 혁신전대가 두려워서 안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안 전 대표의 말씀은 제가 잘 모르겠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무슨 뜻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 물어보겠다. 안 전 대표의 제안을 제가 거부했다 라기 보다는 안 되는 방안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할 수가 없는 방안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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