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ECB, 양적완화 연장ㆍ마이너스 금리 확대...미국-유럽 금융정책 차이 선명

입력 2015-12-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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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3일(현지시간)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신흥국의 경기 침체로 유럽 경제가 타격을 받지 않도록 선제 조치를 취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9년 만에 금리 인상 단행을 예고한 가운데 ECB가 추가 완화를 단행하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차이가 드디어 선명해졌다.

이날 ECB는 월 600억 유로 규모의 국채 등 유로화 표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2017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예정은 2016년 9월까지였으나 6개월 연장한 것이다. 아울러 매입 대상에 독일 주 정부 등이 발행하는 지방채도 추가하기로 했다.

또한 ECB는 현재 마이너스(-)0.2%인 예금금리를 -0.3%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것으로, 기준금리도 예상대로 현행 0.05%로 동결했다.

금융정책을 통해 경기 침체로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 불황을 피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마이너스 금리 확대는 은행들의 기업 대출을 촉진하는 것이 목적이다.

앞서 ECB는 대출 촉진을 위해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를 채용한 지 불과 3개월 후인 9월에 예금금리를 더 낮춰 -0.2%로 인하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그동안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듭 부정했지만 지난 10월에서야 금리 인하가 다시 검토되고 있음을 인정, 2개월 만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앞둔 가운데 유로ㆍ달러 환율을 한층 더 낮추면 수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한편 유럽이 갈망하는 인플레이션을 촉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금금리 인하는 자산매입 조치보다 환율 하락에 더 유효한 수단으로 평가된다.

드라기 총재는 과거에 유로화가 강세이면 디스 인플레이션으로 결부하고, 무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환율이 10% 상승하면 인플레이션은 약 0.4~0.5%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었다. 지난 10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였다. ECB는 약 2%의 인플레이션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일 강연에서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로써 미국이 금융 긴축으로 방향을 트는 가운데 유럽은 정반대인 금융 완화에 깊이 다가서게 됐다.

이는 외환 시장에서 유로와 엔 등에 대한 달러 강세로 이어져 일본과 유럽의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신흥국에서는 자금이 유출돼 주가가 하락하는 부작용이 나온다.

그동안 완화 머니에 의존해온 금융 시장에서는 이 같은 이유로 큰 동요가 일어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앞으로도 주요국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이날 런던 외환시장에서는 유로가 16개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다.

ABN 암로의 매크로 조사 책임자 닉 쿠니스는 ECB의 결과 발표 전에 "시장은 그 이상을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10 베이시스 포인트 (bp, 1bp = 0.01 %)의 금리 인하라면 전반적으로 실망할 지도 모른다"며 "드라기 총재가 양적 완화 확대뿐만 아니라 이것이 일련의 조치의 시작임을 시사한다고 시장은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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