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 대표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의 조세회피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맥도날드가 룩셈부르크 정부로부터 부당한 세금 혜택을 받았는지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에서 “맥도날드가 룩셈부르크나 미국에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한 조세규정을 자세히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맥도날드가 유럽에서 얻은 수입을 세율이 낮은 룩셈부르크에 있는 법인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형식으로 옮겨 의도적으로 세금 회피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지난 2009년 맥도날드는 세금을 줄이고자 유럽 본사를 런던에서 스위스로 이전하고 룩셈부르크에 지식재산권을 가진 회사를 설립했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09~2013년까지 맥도날드가 특허권 사용료로 거둬들인 수입은 37억 유로(약 4조5581억원)인 반면 세금은 1600만 유로에 불과하다”며 “맥도날드의 탈루 세금이 10억 유로일 것”으로 추산했다.
맥도날드는 탈세 조사 사실이 알려지자 공식 성명을 통해 “유럽의 세법과 규정을 잘 준수해 조사가 순조롭게 끝날 것임을 단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0~2014년 사이 맥도날드는 평균 세율 27%를 적용해 EU에 21억 달러(약 2조4244억원)의 법인세를 냈다”고 주장했다.
최근 EU는 다국적기업에 대한 탈세 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EU는 23개 EU 회원국에 법인을 둔 다국적기업의 세금 계약 300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 애플 등 정보기술(IT)업계에 맞췄던 조사의 초점을 소매업계로 옮기는 양상이다. 지난 18개월 동안 EU는 아마존, 피아트 크라이슬러, 애플 아일랜드 법인, 스타벅스 네덜란드 법인을 상대로 세무 조사를 벌였다. EU 경쟁당국은 지난 10월 스타벅스와 피아트에 각각 3000만 유로의 불법적인 세금 혜택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