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진한 부양책에 실망한 투자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드라기 총재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ECB의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에는 제한이 없다며 언제라도 추가 경기부양책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CB는 전날 예금금리를 종전 마이너스(-)0.2%에서 -0.3%로 인하하고 오는 2016년 9월까지였던 채권 매입 프로그램 기간을 2017년 3월까지로 6개월 연장했다. 또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 국채는 물론 독일 주정부 등이 발행하는 지방채도 포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양적완화 규모 확대와 기준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부양책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것이다. 이에 전날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고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등 파문이 번졌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ECB는 책임 범위 내에서는 어떤 수단을 어떻게 이용할지 제한이 없다”며 “정책에 의한 예기치 못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물가 안정의 책무를 확실하게 달성하기 위해 정책수단 이용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면 확실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CB는 항상 경제와 금융 환경을 주시하고 있다”며 “방향성이 변화해 다시 대응이 필요하게 되면 ECB는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지연 없이 목표에 다가갈 수 있도록 언제든지 일련의 수단을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물가 안정 목표를 2%로 잡고 있으나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1% 미만에 불과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