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전 KT&G 사장, 국세청 직원에 뇌물 이어 세무조사 무마 의혹

입력 2015-12-08 08:26 수정 2015-12-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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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 편의 명목으로 국세청 직원에게 억대 금품을 제공해 논란이 된 바 있는 KT&G가 또 다시 세무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민영진 전 KT&G 사장(57)이 지난 2013년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청탁을 벌인 정황이 검찰에 포착,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여느 기업과 달리 공정성과 투명성이 제고돼야 할 KT&G가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8일 사정기관에 따르면 KT&G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민 전 사장이 경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청탁을 벌인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민 전 사장이 지난 2013년 남대문 부지 개발사업 비리 의혹 등으로 경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같은 해 3월 용역업체 N사 사장 강모 씨의 소개로 브로커 남 모씨를 직접 만나 부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남모씨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상태다. 이후 검찰은 전날(7일) 민 전 KT&G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협력사 금품거래와 세무조사 무마 의혹, 그리고 연수원 신축공사 발주 관련 의혹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민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민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민 전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전 부사장 이모씨(60) 등 5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는 이들이 조성한 비자금의 정점에 민 전 사장이 있는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 전 사장 사건 이외에도 KT&G는 지난 2009년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세무대리인을 통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소속 직원들에게 1억여원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올해 초 검찰 수사를 받았다.

실제로 인천지방검찰청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직원 박 모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는 한편 정 모 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법원은 지난 9월 KT&G 등 세무조사 대상업체로부터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국세청 공무원 5명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KT&G 전 재무실장에 대해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는 세무조사 편의 명목과 관련해 뇌물을 제공한 업체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이며 “뇌물을 수수한 직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민 전 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추가 소환조사 및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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