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단 "건국대 집단폐렴, 먼지에 세균 증식…환기시스템 통해 확산"

입력 2015-12-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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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균 '방선균' 국내에 처음 보고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 발생한 집단 폐렴은 유기 분진(먼지)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 집단 폐렴에 대해 역학조사 중인 질병관리본부와 민간역학조사자문단은 그간 진행된 분석을 바탕으로 전파 경로 추정원인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집단 폐렴은 사료를 많이 취급하는 실험 환경에서 곰팡이, 세균 등 부산물이 포함된 유기 분진에 의해 발생했다. 이를 통해 병원체의 증식이 이뤄지고 환기시스템을 통해 타 실험실 근무자들에게 확산돼 집단 발병된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했다.

건국대 폐렴 환자는 지난 10월19일 최초 발생 이후 10월26일 정점을 보였고, 건물 폐쇄 이후 환자 발생이 급격히 감소해 11월2일까지 총 55명이 발생했다. 이후 환자 발생은 없었다.

건국대 집단 폐렴 환자들은 모두 같은 대학 동물생명과학대학 실험실 근무자였으며, 전체 실험실 근무자 254명 중 21.7%인 55명이 환자로 확인됐다. 남성이 69.5%였고, 평균 연령은 27.2세 였다.

환자들은 모두 가벼운 폐렴증상을 보였고, 11월6일까지 모두 증상이 호전돼 현재 퇴원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와 자문단은 이번 집단 폐렴에 대해 사람 간 전파는 없으며, 수일 내 임상 증상이 호전되는 비정형 폐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까지 폐렴을 일으킨다고 흔히 알려진 병원체는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환자검체 현미경 소견에서 방선균(Saccharopolyspora rectivirgula)으로 추정되는 미생물이 관찰됐으며, 환경검체에서 방선균(S. rectivirgula)이 확인됐다. 방선균은 그간 국내에서 보고된 바 없다.

방선균은 50~60℃ 온도에서 잘 성장하며 노출이 많은 환경에서 과민성폐장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역당국은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에서 사료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었으며, 연구자(실험자)들은 실험 과정 중 미생물, 유기분진, 화학물 등 다양한 오염원에 노출 가능했다"고 했다. 이어 "실험실 안전점검에서 다수의 안전관리 위반사항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과 자문단은 "집단 폐렴의 임상적 소견과 병원체 검사 결과에 따라 방선균을 의심 병원체로 추정했으나, 기존 사례보고와 달라 현재로서는 확진이 아닌 추정 원인 병원체 중 하나로 보고 있다"며 "실험실이라는 폐쇄적 공간인데다 다양한 유기 분진내 미생물에 의한 복합 발생 가능성도 있어 동물실험을 통해 명확한 기전 규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 재사용과 관련해 질병관리본부는 ‘선(先) 안전성 확보, 후(後) 정상화 원칙’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다.

건국대의 요청사항을 검토해 새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3월 이전까지 건물내 오염원 제거작업과 시설 개선을 완료한 후 재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또한, 건물 재사용 후 학생 및 근무자들의 안전을 재확인하기 위해 최소 6개월간 학생과 근무자의 이상증상 여부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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