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종합격자 13.9% '입사 포기'

입력 2007-04-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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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및 직무조건때문에 포기... 사기업이 공기업에 비해 약 5배 높아

지난해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 10명 중 1명은 최종합격 후에도 입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는 25일 "매출액 순위 상위 100대 기업 중 지난해 하반기 신입사원을 채용한 53개사를 대상으로 '신규인력 입사현황'에 대한 조사결과, 83%인 44개사가 '최종합격 후 입사포기한 지원자가 있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잡코리아는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전체 채용인원 대비 입사포기자 비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총 채용인원 8155명 중 입사포기자는 전체의 13.9%인 113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취업시장에 생겨난 '부익부 빈익빈'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기업별 입사포기자 비율은 최종합격자 중 '1~5%이하 정도'가 입사를 포기했다고 밝힌 기업이 28.3%로 가장 많았으며 뒤이어 ▲6~10% 이하(18.9%) ▲0%(입사포기자가 없었다고 답한 기업, 17.0%) ▲21~25% 이하(11.3%) ▲11~15% 이하(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입사포기 비율을 살펴보면 사기업의 경우 입사포기 비율이 15.2%였지만 공기업은 11.3%p나 낮은 3.9%에 불과했다.

잡코리아는 "공기업의 입사포기비율이 사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것은 구직자들의 고용안정성 선호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ㆍ화학 업종이 지난해 하반기 중 569명을 채용했지만 이 중 32.5%인 185명이 입사를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화업종에 이어 ▲조선ㆍ중공업(24.0%) ▲기계ㆍ철강(22.1%) ▲유통ㆍ무역업(16.5%) ▲전기ㆍ전자(16.3%) ▲ITㆍ정보통신(7.6%) ▲금융ㆍ보험업(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신입인력의 입사포기가 가장 많았던 직종은 생산기술직이 31.8%로 가장 높았으며 ▲영업직(27.3%) ▲IT, 정보통신직(13.6%) ▲마케팅(11.4%) ▲디자인(4.5%) 등이 뒤를 이었다.

잡코리아는 "인사담당자들이 말한 최종합격자들이 입사를 포기하는 이유는 연봉수준과 근무지, 직무 등의 조건이 지원자들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대기업의 한 인사담당자는 "극심한 취업난 속에도 스펙과 면접점수가 좋은 상위 10%안에 드는 지원자들은 더 좋은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중복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런 지원자 중에는 여러 기업에 복수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기업에서 사람 보는 눈은 비슷하고, 우리 회사에서 욕심나는 인재는 다른 회사에서도 욕심나기 마련이다"며 "취업시장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잡코리아 김화수 사장은 "대부분 기업들은 매해 입사포기율을 감안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최종합격자의 입사포기율을 줄이기 위해 인맥을 총동원에 지원자들을 설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일부 기업들은 우수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종합격한 지원자의 부모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하는 등 감동작전을 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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