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쇠를 자르는’ 기술 개발한 42년 숙련기술인

입력 2015-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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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AST젯텍 정재송 대표

▲정재송 AST젯텍 대표(고용노동부)
▲정재송 AST젯텍 대표(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2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AST젯텍 정재송 대표(57)를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정 대표는 국내 최초로 물로 쇠를 자르는 ‘워터젯’ 기술을 개발하는 등 레이저 장비 및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42년 경력의 숙련기술인이다.

그는 공업고등학교 진학을 통해 기계조립분야에 입문했고, 탄탄한 유압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기계,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 도전했다.

대우중공업에 2년만에 기술팀장으로 승진하며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고 있던 정 대표는 자신의 기술력을 보다 진취적으로 펼치기 위해 높은 연봉과 직급을 포기하고 전 회사 선배가 창업하는 회사에 기술이사로 합류했다.

그는 창업 회사 대표와 같이 기술 잡지에서 물로 쇠를 자르는 ‘워터젯’ 기술을 우연히 접한 뒤, 1년간의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워터젯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워터젯은 초고압의 물을 바늘구멍만한 노즐을 통하여 초음속으로 분사하는 장비로 자동차 대시보드 커팅 등에 사용된다. 특히 자동차 신(新)모델 개발에 따른 금형 교체 비용을 절감시키는 동시에 열을 이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효율성이 높아 획기적인 기술로 주목 받았다.

이후 정 대표는 당시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반도체 분야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창업을 결심, 1995년 젯텍을 설립하고 워터젯 기술을 응용한 ‘부채꼴 워터젯(Fan Type Water Jet) 디플래싱 머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정 대표가 만든 디플래싱 머신은 우수 제품으로 해외에서 각광받기 시작했고,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페어차일드, 필립스 등에 연이어 납품을 성사시키며 단숨에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다. 그 결과 젯텍은 매출 200억 원대를 훌쩍 뛰어넘었고, 디플래싱 머신은 전체 영업이익의 30~40%를 차지할 만큼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아울러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는 디스플레이에 주목, 레이저 연구소를 설립해 디스플레이 부품 본딩 기술 개발에 착수, 이방성 전도 테이프에 오랜 시간 열을 가해 합착하던 기존 방식을 보완한 레이저 본딩기술을 7년 만에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기술인에게 있어 잘 갈고 닦은 기술 하나는 사회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자신감이 된다”면서 “그 자신감은 기술자로서 새로운 기술 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줄 것”이라고 젊은이들에게 조언했다.

2006년 8월부터 시작한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제도는 10년 이상 산업체 현장실무 숙련기술 경력이 있는 자들 중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 명씩 선정, 포상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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