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대해 궁금했던 6가지 이야기

입력 2015-12-0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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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서울에서 ‘화웨이 스마트 디바이스 쇼케이스’라는 요란한 영어 타이틀의 행사가 있었다. 화웨이의 다양한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음은 물론, 그들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늘 ‘대륙의 OO’이라는 타이틀로 멀고 생소하게만 바라봤던 중국 기업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는 점이 재밌더라.

여러분도 아마 화웨이라는 기업에 대해 궁금증이 많을 것으로 안다. 오늘 들은 이야기 중 흥미로운 것들만 모아보았다.

1. 우리는 젊은 기업이다.

화웨이의 조직은 생각보다 더 거대하다. 전 세계에 17만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이중 약 45%에 해당하는 인력이 R&D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고. 그만큼 화웨이가 기술 연구 개발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벌써 5G 연구 센터를 전 세계 9개 국가에 설립하고, 2018년까지 6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  덧붙여 말하면 덕분에 세계 최대 특허 보유기업이기도 하다. 대부분 석사 이상의 인재들을 채용하고 있다는데, 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31세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대체로 젊은 것인가 아니면, 평균 연령을 바짝 내려주는 어린 무리(?)가 있는 것일까. 여하튼 부럽다. 나도 평균 나이가 31세인 회사에 다니고 싶다.

2. 우리는 다른 기업과 굉장히 다르다.

화웨이가 이번 행사를 통해 강조한 점은 “우리는 다른 기업과 굉장히 다르다”는 것이었다. 켈빈 딩 한국 화웨이 대표는 그들이 한국의 대기업과 다름은 물론 중국 내 기업과도 차별화되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요는 이거였다. 화웨이는 ICT라는 한 업계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으며, 이 산업 외에는 완전히 노관심이라는 얘기다. 이것저것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없다고 확신하는 어조에서 온갖 산업군의 제품을 미친 듯이 만들어내는 특정 회사를 겨냥했다고 느꼈다면 나의 착각일까?

3. 우리는 폐쇄적인 중국 기업이 아니다.

포춘이 선정한 올해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이 100여 개라고 한다(사실 난 이 부분에서도 몹시 놀랐다). 화웨이는 포춘이 선정한 100여 개의 중국 기업 중 우리가 유일한 민영 기업이라고 말하며, 다른 중국 기업과 얼마나 다른지를 어필했다. 일단은 중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폐쇄적인 이미지를 화웨이와 연결하지 말아달라는 설명이다. 대륙의 브랜드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어둡고, 뒤처져 있으며, 닫혀있는 인상을 부정한 것. 민간 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 회계부터 생산 품질 모든 분야를 개방하고 있음을 강조하더라. 여러 업체들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뭐랄까, 신분 세탁에 애쓰는 느낌이다. 물론 화웨이의 얘기가 다 맞긴 하다. 다음 파트에서 그 증거를 보자.

4. 우리는 다른 중국기업과도 다르다.

사실 우리에겐 화웨이보다 샤오미가 익숙하다. 저렴한 샤오미 제품이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에서 활발히 판매되기 때문. 그러나 제대로 들여다보면, 화웨이는 샤오미와 비교조차 하기 머쓱한 탄탄한 기업이다. 일단, 샤오미를 비롯해 내수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기업과는 완전 다르다. 앞서 말한 포춘이 선정한 100개의 중국 기업 중 유일하게 내수보다 해외 시장에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이 화웨이다. 화웨이의 사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그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캐리어 네트워크 사업부는 2014년 말 기준 3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 매출 중 대부분이 세계 50대 통신사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돈 많은 회사… 흠흠.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에서도 지난 해 3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으며, 우리가 제일 잘 아는 컨슈머 디바이스 사업부의 매출은 90억 달러 수준이다.

5.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용하게 지내왔다.

고작 5, 6년 전만 해도 화웨이는 비교적 조용히 사업을 전개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 규모가 워낙 작았고, B2B 시장에서나 위세가 높았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고, 그 후의 성장세는 말할 것도 없이 가파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3위를 차지한 게 누구일까. 바로 화웨이다. 화웨이의 2015년 스마트폰 예상 출하량은 1억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엄청난 숫자다. 게다가 전년 대비 33% 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한다. 1987년, 자본금 300만원으로 시작해 28년 만에 전 세계 통신 장비 1위 업체가 된 화웨이. 나는 정말 이들이 두렵다.

6. 재미는 없지만, 매력 있는 한국 시장.

솔직히 내가 해외 제조사라도 한국 시장은 재미없다. 규모도 너무 작은 데다 까다롭고, 진입장벽도 높다. 하지만 한 번쯤 정복하고 싶은 그런 시장이랄까. 화웨이 역시 한국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에둘러 말했지만 돈 나올 구석이 별로 없단 뜻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화웨이가 한국을 향해 보여준 태도는 꽤 적극적이다.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한다며, 현지 중소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언급했다. 심지어 앞으로 다양한 사회 공헌을 통해 한국 고객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겠다고 한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다. 한국 시장이 쉽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면서. 화웨이의 하이엔드 제품 중에는 한번쯤 써보고픈 녀석들이 많다. 한국에서 좋은 가격에(뭐 생각만큼 좋은 가격은 아니지만)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다. 참고로 지난 4일엔 구글과 함께 개발한 안드로이드 마시멜로 탑재 스마트폰인 넥서스6P를 한국에 정식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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