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전체 기부금은 2011년보다 9.3% 줄었지만, 기부금 상위 30개 대기업들은 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기업들의 기부활동은 꾸준히 이어진 셈이다.
국내 500대 기업 중 부영주택, 네이버, 서원유통 등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높았다. 금액으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100억 원을 기부해 규모가 가장 컸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500대 기업 중 관련 자료를 공개한 458개 기업(공기업 제외)의 매출액과 기부금을 조사한 결과 2014년 기부금은 2조1778억 원, 매출액은 2268조125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에 비해 기부금은 9.3% 감소한 반면 매출은 7.9%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부금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1%로 0.01%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높은 상위 30개 사의 기부금 비중은 0.3% 이상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고, 이 중 23개 사가 기부금 비중을 높여 불황속에서도 기부활동에 꾸준히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부영주택으로 1.27%를 기록했다. 2011년 57억2900만 원에 불과했던 기부금이 지난해 227억1300만 원으로 4배 가량 불어났다. 네이버는 1.05%로 부영주택과 함께 1% 선을 넘기며 2위를 차지했다. 네이버 역시 267억7500만 원에서 288억7700만 원으로 7.9% 늘렸다. 금액 규모로 보면 부영주택보다 많았다.
이어 서원유통ㆍ한국인삼공사ㆍ롯데제과(0.82%), SKㆍ부산은행(0.67%), 롯데칠성음료(0.59%), 현대홈쇼핑(0.56%), CJ대한통운(0.51%) 순으로 기부금 비중이 높은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11~20위는 CJ제일제당(0.49%), 우리홈쇼핑(0.48%), 넥슨코리아(0.47%), CJ오쇼핑(0.46%), 영원무역ㆍ이랜드월드(0.45%), 아모레퍼시픽(0.44%), 대교ㆍ티브로드홀딩스ㆍCJ헬로비전ㆍSK텔레콤(0.40%)이 차지했다. 이 밖에 GS홈쇼핑ㆍ두산(0.39%), 대구은행ㆍ한일시멘트(0.36%), 문화방송ㆍ대한제분(0.35%), 삼성물산ㆍ이랜드리테일(0.34%), 지멘스(0.33%)가 30위 내에 랭크됐다.
이 중 부영주택이 0.88%포인트 상승한 것을 비롯해 서원유통, 한국인삼공사, 롯데제과, CJ대한통운, 부산은행 등 23개 사의 기부금 비중이 올랐다. 반면 네이버, 우리홈쇼핑, 티브로드홀딩스, SK텔레콤, GS홈쇼핑, 대구은행, 지멘스 등 7개 사는 소폭 하락했다.
금액 순으로 보면 상위 30개사의 기부금은 지난해 총 1조4230억 원을 기록, 2011년보다 3.0%(421억 원) 증가했다. 3분의 2인 21개 사가 기부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기부금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지난해 4097억9600만 원을 기록,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생명(764억8900만 원), KT(738억3100만 원), 현대차(710억6700만 원), 포스코(695억4400만 원)가 ‘톱5’에 올랐다.
SK텔레콤(678억2300만 원), CJ제일제당(571억5800만 원), 현대중공업(565억9800만 원), 우리은행(527억7000만 원), 국민은행(458억8400만 원)은 6~10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11~20위는 이랜드월드(301억2900만 원), SK이노베이션(295억2000만 원), 네이버(288억7700만 원), 기아차(262억2400만 원), 하나은행(259억7000만 원), 롯데쇼핑(252억1300만 원), 두산중공업(231억3500만 원), CJ대한통운(230억6000만 원), 삼성화재해상보험(228억9500만 원), 부영주택(227억1300만 원) 순이다.
교보생명보험(220억2700만 원), 부산은행(218억5700만 원), LG화학(200억5000만 원), 롯데제과(181억7200만 원), GS칼텍스(179억4600만 원), 삼성물산(176억4300만 원), 대한항공(172억9000만 원), 아모레퍼시픽(172억3300만 원), SK하이닉스(161억1100만 원), 현대모비스(160억1000만 원)도 기부금 상위 30위권 내에 들었다.
지난 4년간 기부금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전자로 증가액이 1375억2100만 원에 달했다. 삼성생명(282억2100만 원), CJ제일제당(274억5700만 원), CJ대한통운(207억1100만 원)도 200억 원 이상 늘렸다.
반면 현대중공업이 2405억8400만 원 줄인 것을 비롯해 SK텔레콤(368억3300만 원), GS칼텍스(299억1600만 원), KT(274억3300만 원), 국민은행(262억5600만 원), LG화학(43억7000만 원), 대한항공(3억1900만 원) 등 7개 사는 기부금을 줄였다. SK이노베이션과 하나은행은 2011년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