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시 보고 싶은 박용하 생전의 모습은 무엇? [배국남의 X파일]

입력 2015-12-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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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만날때마다 해맑은 미소를 지었던 고 박용하.
▲늘 만날때마다 해맑은 미소를 지었던 고 박용하.
‘가야한다고 어쩔 수 없다고/너의 손잡은 채 나는 울고만 있었지/언젠가는 꼭 돌아올 거라고

그땐 우린 서로 웃을 수 있을 거라고…’

8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슈가맨’에서 슈가맨으로 故 박용하가 선정돼 그의 노래 ‘그날 처음처럼’을 들으며 떠오른 것은 드라마 촬영장에서 그리고 사석에서 만났을 때의 생전의 박용하 모습이었습니다.

박용하를 처음 본 것은 1998년 MBC 일일극 ‘보고 또 보고’ 종방연 자리였습니다. 이순재 김지수 등 출연자들과 이야기를 하던 도중 한 청년이 다가와 “박용하입니다”라고 인사하며 해맑게 웃었습니다. 처음 본 박용하의 웃음이 얼마나 맑았는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후 드라마 ‘우리는 길 잃은 작은 새를 보았다’ ‘사랑하세요’ ‘눈꽃’ ‘깁스가족’ 제작발표회나 종반연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연기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지요.

박용하는 늘 웃으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무나 맑고 깨끗한 웃음이었지요. 말하는 것도 전혀 수선스럽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지요. 그런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겨울연가’ 촬영장에서 여러 차례 만났지만 이후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가 높아지고 가수로도 활동하면서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박용하는 2003년 ‘겨울연가’의 일본 방송을 계기로 일본으로 건너가 가수로서, 연기자로서 맹활약을 펼치며 한류스타로 우뚝 섰습니다. 박용하의 항상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에 일본팬들도 감동했지요.

한동안 박용하를 만나지 못하다가 2008년 SBS 드라마 ‘온에어’ 촬영장에서 만나 일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요. “제가 일본에서 열심히 한 것은 제 행동 하나 하나가 한국을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한국을 잘못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박용하는 그런 연기자였습니다.

2009년 1월 11일 ‘겨울연가’ 윤석호PD의 결혼식장에서 박용하를 다시 만났습니다. 이날 결혼식이 진행된 서울 천주교 논현 2동 성당 안에는 최지우 이병헌 등 수많은 스타들이 있었고 밖에는 수백명의 일본팬들이 있었습니다. 결혼식장에서 만난 박용하는 “일본에서 제가 연기자나 가수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윤석호PD의 작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며 “앞으로는 일본 활동과 함께 국내에 활동을 보다 많이 할테니 기대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박용하가 이후 드라마 ‘남자 이야기’ 주연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다가 지난 2010년 6월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지요. 박용하가 항상 드라마나 영화에서 최선을 다해 대중에게 감동을 주고 싶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진심어린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슈가맨’에서 그가 불렀던 ‘그날 처음처럼’을 들으면서 정말 맑게 웃는 박용하의 생전의 모습을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 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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