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 폐지 유예 후폭풍] 사시 찬반, 둘로 갈라진 법조계

입력 2015-12-1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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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4개 로스쿨 재학생 집단 자퇴… 사시 준비생 “집단이기주의”비판

“법무부 발표가 로스쿨생과 사시생을 싸움 붙이고 있다.”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김모(28)씨는 8일 이같이 말했다. 김씨가 든 피켓에는 “약속된 사시 폐지를 원칙대로 보장하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법무부의 사법고시 폐지 유예 발표 후 갈등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곳은 예비 법조인 집단이다. 특히 로스쿨생과 사법고시준비생(사시생)의 대립은 극에 달했다. 서울대 로스쿨생들은 법무부 발표 다음 날 즉시 집단 자퇴서를 제출하고 학사 일정을 거부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이들을 필두로 전국 로스쿨 학생협의회는 지난 6일부터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등 정부 주요 부처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10일에는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에서 6000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다. 김씨는 “마지막 사시를 한 달 앞두고 어떤 의도로, 누구를 위해 내려진 결정인지 모르겠다”며 “이는 로스쿨생과 사시생은 물론 법조계 진입을 준비하는 모두에게 혼란을 주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시생은 로스쿨생의 이 같은 행동이 “법조 엘리트를 구축하려는 집단이기주의”라는 입장이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7일 오전 서울대 로스쿨 행정실을 방문해 로스쿨생들의 자퇴서 수리 촉구 서한을 전달했다. 일부 고시생들은 “실력만으로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호소하며 서울대 정문 앞에서 삭발식까지 거행했다. 또 같은 날 사시생 106명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 “법사위가 사시 존치 법안을 제때 심사하지 않는 등 국민의 기본권 보호 의무와 평등권, 직업 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였다.

현역 법조인들도 양분화됐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의 협의체인 로스쿨협의회는 다음 달 4∼8일로 예정된 5회 변호사 시험 문제를 출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80여명의 출제위원 중 로스쿨 교수는 60명에 달한다. 이에 서울지방변호사회는 “문제 출제를 거부해 법무부를 압박하겠다는 발상은 자신들이 아니면 법조인 선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과 우월감의 표출”이라며 “뜻에 맞지 않는다고 실력 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혼란을 자제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사시 존치를 주장해오던 대한변호사협회 역시 로스쿨의 비싼 학비를 문제점으로 꼽으며 “사시야말로 국민 누구나 평등하고 법조인의 꿈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는 “사시 존치를 위해 입법 로비를 자행하고 변협을 사조직처럼 운영하며 여론을 호도했다”며 대한변협 하창우 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 기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변호사 중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가 월등히 많다는 자료를 제시하며 “사법개혁을 위해 로스쿨을 도입한 이유가 명백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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