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미리 방어막을 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미국 달러는 물론 다른 주요국 통화와도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외환시장인 중국외환거래시스템(CFETS)은 지난 11일(현지시간) 13개 주요 교역상대국 통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를 공식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같은 날 ‘중국화폐사이트 특약평론원’ 이름으로 웹 사이트에 ‘위안화 환율 관찰은 통화 바스켓을 바라봐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 글은 “CFETS의 새 지수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관찰하는 시각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그동안 시장은 위안화와 달러라는 양자 관계를 놓고 위안화 환율을 관찰해왔으나 이는 무역상품의 국제 가치를 완전하게 반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새 위안화지표 발표 소식에 11일 홍콩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317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지난 201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하이 시장에서도 달러·위안 환율은 6.4552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4년여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위안화 가치가 달러와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이자 이를 미리 차단하고 향후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키려는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은 현재 위안화와 달러 가치를 연동시키는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올해 위안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서 떨어졌지만 다른 통화에 대해서는 올랐다. 호주 웨스트팩전략그룹에 따르면 주요 통화에 대한 교역가중치 대비 위안화 명목실효환율은 지난해 중반 이후 약 15% 올랐다. 위안화의 이런 강세는 경기둔화를 심화시키고 수입물가를 떨어뜨려 디플레이션 압력도 높인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달러 가치가 10% 오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은 1%포인트 떨어진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준 금리인상으로 달러와 더불어 위안화 가치 역시 절상 압력을 받게 된다면서 이에 중국이 환율제도 변경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수출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의 새 지수 도입을 달러와 위안화의 연결고리를 끊는 중간 과정으로 본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샤하브 얄리누스 외환전략 대표는 “지난 8월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20년 만에 최대폭인 1.9%로 평가 절하해 달러와의 밀접한 관계를 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11일 발표는 놀라운 것이 아니다. 중국은 강달러와 위안화가 연계되는 것을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