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신약 수출 약발 다했나?…이달 들어 20% ‘급락’

입력 2015-12-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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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신약 기술 수출 호재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한미약품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거래일 대비 3.79% 내린 6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하락폭은 20.0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도 19.13% 급락세를 보였다.

앞서 한미약품은 사상 최대 신약 기술 수출로 승승장구했다. 지난달 6일 사노피, 9일 얀센 등 글로벌 기업과 각각 5조원, 1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한미약품이 끌어올린 주가는 최고 768%로 11월 장중 한때 87만7000원의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익실현 물량과 오너 일가의 주식 편법 의혹, 주가 조작 등 악재가 터지며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0일에는 80만원선이 무너졌고 이날 10일에는 6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내부정보 유출 구속 기소와 감사원의 100억원 규모의 세금 미납 적발 소식이 알려진 지난 10일과 11일에는 각각 4.91%, 5.31% 하락세도 나타냈다. 한달만에 신약 호재 이전인 60만원대로 뒷걸음친 셈이다.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도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27일 씨티증권은 한미약품의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매도’로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39만4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보고서 제출일 당시의 종가 82만6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상수 씨티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R&D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주당 28만원으로 시장컨센서스에 비해 67% 낮게 평가했다. 사노피에 수출예정인 당뇨 신약 ‘퀀텀 프로젝트’도 현대증권은 약 7조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평가한 반면 김 연구원은 2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주식 양도세 규정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새로운 세법 규정에 따르면 내년 4월부터 코스피 지분 1%이상 (또는 25억원 이상) 보유한 주주는 매도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까지 10만원이던 한미약품의 주가가 7배 가량 폭등하며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며 “양도세를 피하려는 대주주의 매도세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되는 FOMC(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자의 매도세가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분수령인 FOMC 회의까지 한미약품의 하락세는 계속 될 것”이라며 “FOMC 이후에도 글로벌 증시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대주주의 매도로 한미약품의 조정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구완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을 위시한 바이오·제약 분야 전체가 최근 증시 급락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며 “FOMC 회의 이후 국내 증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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