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1500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1000억원대 기업어음(CP) 사기발행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인 윤석금<사진> 웅진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기존 실형 원심을 깬 집행유예 선고인만큼, 최근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웅진그룹 재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최재형)에 따르면 윤 회장은 이날 항소심 판결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원심인 징역 4년 실형 선고가 항소심에서 사실상 감형된 셈이다. 재판부가 1심과 마찬가지로 1배임 혐의는 유죄로 판결했지만, CP 사기발행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직 2심이지만 이 같은 재판부의 판단은 향후 윤 회장의 웅진그룹 재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지난해부터 태양광과 건설사업 악화로 위축됐던 그룹을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2심 집행유예 결과는 윤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운신할 수 있는 활동의 폭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있는 만큼, 웅진그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실제 윤 회장은 지난해부터 웅진씽크빅의 '북클럽' 사업에 큰 애착을 보이며 스마트 러닝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웅진그룹 내 매출기준으로 약 50%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다. 북클러은 그간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던 학습지 사업 등을 스마트 기기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교육업계에서 조금씩 호응을 얻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179억6526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39.6% 늘었다.
최근 저출산이 이어지면서 출판시장이 위축되면서 학습지 시장도 '죽는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윤 회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스마트 교육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또 한번의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씽크빅은 북클럽 사업 이후 영업이익과 매출 등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다만,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스마트 기기로 교육사업 방식이 전환되다보니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ㆍ시장잠식)'이 일부 있어 과도기에 있지만, 앞으로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그룹 재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주)웅진의 사업부문과 태양광 계열사 웅진에너지의 실적도 나아지고 있다. 특히, 웅진에너지는 최근 태양광 업황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올 3분기까지 42억1382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34억1015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실적 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일즈맨의 신화인 윤 회장이 이번 항소심 결과로 세간의 의심스러운 시선들을 일부 씻을 수 있게 됐다"면서도 "침체돼 있는 교육시장에서 주력계열사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까지 그룹을 키워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