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스캔들로 위기에 내몰린 일본 기업 도시바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바는 14일(현지시간) 백색 가전과 TV 부문에서 최대 7000명 가량을 감원하기로 하고 최종 조정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분식회계 파문을 계기로 문제의 진원이었던 가전 및 TV 사업 재편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과감한 인원 감축도 단행하고 있다. 새로운 체제가 출범한 9월 이후, 도시바는 이미지 센서 사업에서 철수하고, 의료기기 대기업인 토프콘 주식을 매각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PC 부문을 분사해 소니에서 독립한 VAIO(바이오), 후지쯔와 새로운 회사를 설립키로 했고, 가전 부문은 샤프와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는 TV와 PC 개발 거점인 도쿄의 오메사업소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TV 사업은 개발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생활가전 사업부의 2014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매출은 1조1637억 엔으로 전년보다 약 1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097억 엔 적자였다. 생활가전은 전체 사업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지만 실적이 고전을 거듭하면서 구조조정 일순위로 꼽혀왔다. 이에 도시바는 해당 부문을 중심으로 6000~7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해당 부문의 총 인원은 2만400명으로 3분의 1 가량을 줄이는 셈이다.
1967년 전산기 전문 공장으로 설립한 오메사업소는 현재 TV와 PC 개발 거점으로, 가전 자회사의 본사가 들어와 있다. 도시바는 구조조정을 빌미로 개발 기능을 재검토하고 가전 자회사를 이전시켜 규모를 크게 축소할 방침이지만 향후 폐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적자가 계속되는 TV 사업은 자체 개발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검토에 들어갔다. 세계 TV 판매 대수는 작년에 약 533만대로 최근 전성기의 약 40% 수준으로 줄었다. 단가가 높은 4K TV는 남겨둘 방침이지만 저가 제품 경쟁이 워낙 치열해 주요 판로인 대형 할인점을 통한 판매는 축소할 계획이다.
회사는 판매시점정보관리(POS) 시스템 등을 다루는 자회사 도시바테크와 의료기기 자회사 도시바메디컬시스템스 주식도 매각한다. 매각 가능한 자산은 모조리 처분해 수중에 현금을 되도록 늘리겠다는 것이다.
도시바는 앞으로 원자력 및 화력 발전 등 발전 설비 사업 외에 승강기, 업무용 에어컨 등 안정적인 실적이 예상되는 인프라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 또한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NAND형 플래시 메모리도 성장 사업으로 자리매김시켜 투자를 계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