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음악만 듣도록 하는 건 음악에 생소한 일반인들에겐 부담일 수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음악의 배경, 스토리 등을 설명해주며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스트라디움의 설립 목적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만난 아이리버 관계자의 한마디다. 스트라디움은 아이리버가 음악 감상은 물론 공연, 토크, 쇼케이스, 큐레이션 음악 감상회 등의 프로그램을 운용하기 위해 지난 10월 설립한 음악문화 공간이다.
스트라디움 건물은 외관부터 독특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주인공 서연의 집을 설계한 구승회 크래프트디자인 소장이 설계를 맡았다.‘빛과 그림자’의 철학을 반영한 검은 색 외관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1층엔 사운드갤러리가 마련돼 있다. 벽에 음악 관련 유명인들의 문구와 발언들이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돼 전시됐다. 이와 함께 아이리버 고음질 포터블 음원 플레이어 AK시리즈 최신 모델 5종, 15대가 음악 주제별로 배치돼 고음질 음원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AK 플레이어를 통해 영국 록 그룹 아시아(Asia)의 명곡 ‘히트 오브 더 모멘트(Heat of the moment)’를 들어봤다. 평소 자주 듣던 MP3 음질과는 차원이 다른 쟁쟁한 고음질 MQS 음원의 감동이 기자의 귓속을 흔들었다. 조용한 공간에서 나만의 음악 공간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지하 1층엔 스트라디움의 ‘핵심’인 뮤직룸이 있다. 일종의 음악감상실인데, 특이한 점은 음악에 대해 전문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큐레이터들이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2개 방으로 이뤄져 있는 뮤직룸은 각각 성격이 다소 다르다. 이날 기자가 찾은 방에선 유명 팝들을 AK 500시리즈를 통해 듣고, 큐레이터들이 곡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어 2층으로 올라가 보니 각종 공연을 진행하는 스튜디오가 마련돼 있었다. 스트라디움은 ‘조재혁의 음악상자’, ‘김태훈의 듣다’ 등 다양한 연주 공연과 토크 콘서트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서는 22일부터 양일간 무료 오르골 캐롤 콘서트도 개최한다.
스트라디움의 일부 공연은 오전 11시께 진행하기도 한다. 젊은 주부들의 수요가 상당해서다.
박일환 아이리버 대표는 스트라디움 오픈 당시 “스트라디움을 음악 문화 저변을 넓히는 메카로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음악문화 저변 확대에 초점을 맞춰가겠다는 의지다. 그간 음악 공연 공간들이 무겁고 권위적인 곳들이 많았다면 스트라디움은 누구나 편하고, 친근하게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뜻이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아이리버가 스트라디움을 통해 국내 음악문화 저변 확대의 첫 걸음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