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대차거래 잔고가 감소하며 숏커버링(short coveringㆍ환매수) 종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기금 등이 결산월에 맞춰 주식 상환을 요구하며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숏커버링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의 대차잔고 주수는 20억7000만주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초 21억3700만주까지 상승했던 대차잔고 주수는 석달여만에 6200만주가 줄었다. 같은기간 대차잔고 금액은 47조8900만원을 기록해 54조6700만원에서 680억원이 감소했다.
대차거래는 기관투자자 등이 다른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것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사용된다. 이때 아직 상환되지 않은 주식이 대차잔고로 기록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다시 매수해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것이다. 통상 대차잔고와 공매도는 정비례 관계로 대차잔고 비중이 높을수록 주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된다.
이런 대차잔고는 매년 12월이면 비중이 줄어든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12월 배당과 주주총회 의결을 앞두고 증권사에 대차주식 상환을 요구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실제로 KB투자증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12월마다 대차잔고 비중은 감소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최근 5년간은 0.75%포인트에서 1.81%포인트까지 대차잔고 비중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연말 숏커버링 효과가 큰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숏커버링이란 공매도(short) 물량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매수에 나서는 매매기법으로, 숏커버링이 많아지면 수급면에서 매수세가 강해져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연말에는 기존에 설정된 공매도 포지션을 결산월에 맞춰 정리하는 수요가 많아 숏커버링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
증시 관계자들은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기업 중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숏커버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공매도 금액 비중이 올해 평균과 지난 4년 동안의 12월 평균치를 상회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한솔케미칼, LG하우시스, CJ제일제당, 현대글로비스, LG이노텍, LG상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에스원, CJ대한통운, 고려아연, 포스코 등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