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12월 이후 7년간 제로(0) 수준을 유지했던 미국의 기준금리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상은 통상 주가와 채권 가격 하락으로 연결됐다는 점을 비춰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한 국내 은행권의 단기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NH농협은행 등 5대은행의 9월말 기준 주식 및 채권 투자 규모는 약 157조7385억원이다. 이중 주식 투자 규모는 15조2168억원이며, 채권 투자 규모는 142조5217억원이다.
주식 투자 규모가 가장 큰 은행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주식에 약 6조원 가량 투자해 은행권 평균 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투자 규모 면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35조1754억원을 채권에 투자, 은행권 평균(28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이 33조 7318억원을 기록하며 국민은행의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은 결과적으로 국내 주가 하락으로 연결돼왔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진행되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자금이 은행으로 유입돼 또 다시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미 주가는 FOMC 경계감에 하락하고 있다.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코스피는 20.80(-1.07%) 하락한 1927.82로 마감했고, 코스닥은 23.11(-3.54%) 하락한 630.37로 마감했다.
KR투자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을 알 수 있는 MSCI 한국지수는 지난 11일 0.95(-1.88%) 하락한 49.65p로 마감했고,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2.80% 하락했다.
임채수 KR투자연구소 연구원은 “이런 흐름 속에 한국 주식시장은 계속된 신흥국 우려감과 FOMC 부담감에 하락할 것”이라면서 “유가 하락이 계속해서 신흥국 우려감을 자극하고, FOMC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남아 투자심리를 위축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은행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특성상 채권과 투자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고, 규모 면에 있어서 해당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의 경우 주식 투자 규모는 평균 5조원 안팎을 머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미국채의 경우 낙폭이 크게 나타났기 때문에 금리 조정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강도 역시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권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