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 “소설가, 동화 작가, 농부…그래도 저는 변치않는 음악인이죠”

▲가수 루시드폴 (사진제공=안테나뮤직 )

싱어송라이터, 소설가, 동화작가, 농부…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가수 루시드폴이 2년 만에 정규 7집 앨범 ‘누군가를 위한,’을 들고 컴백했다.

루시드폴은 15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전 앨범이 그냥 CD로만 구성되었다면 이번 앨범은 콜렉션 같다”고 소개했다. 그의 이번 음반은 어느 때보다 독특하다. 루시드폴의 7집 앨범 ‘누군가를 위한,’은 루시드폴이 쓴 동화와 음악, 그리고 자신이 직접 제주도에서 재배한 귤이 함께했다. 그야말로 귀로, 눈으로, 입으로 느끼는 공감각적 앨범, 루시드폴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것이 묶여진 선물 같은 앨범이다.

“CD가 끼워져 있는 건지 책을 주는 CD인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듣고 읽고 먹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물론 요즘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많이 들지만, 팬들에게 예전처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죠.”

그의 이번 앨범은 ‘누군가를 위한.’이라는 제목처럼 세상 어디에선가 자신의 노래를 듣고 있는 누군가를 위한 앨범이길 바란다는 희망과 믿음이 담겨있다. 특히 최근 홈쇼핑 방송에서 처음 공개된 타이틀 곡 ‘아직, 있다’는 가사가 세월호 사건을 떠오르게 해 화제가 됐다.

“세월호에 대한 해석은 열어 놓고 싶어요. 이번 음반은 이런 콘셉트로 만들었고 이렇게 들어달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꼭 사회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들으시는 분들이 본인이 느껴지는 대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어요.”

▲가수 루시드폴 (사진제공=안테나뮤직)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지난해와 올해 인간 루시드폴에 대한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루시드폴은 지난 2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는 2년의 시간들을 회상하며 “드라마틱 했다”고 표현했다. 지난해 결혼한 루시드폴은 돌연 아내와 함께 제주도에 내려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매일 바다를 보고 숲길을 걸으며 자연을 통해 영감을 얻었고, 그것을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몰랐던 나에 대해 알게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에게 2년 전 시간이 그랬어요. 저는 마냥 사람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혼자 있을 때 충전되는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굉장히 늦게 알게됐죠. 그래서 아내와 함께 제주도를 내려오게 됐어요. 결혼해서 좋은 점이요? 가장 처음 모니터 해줄 수 있는 사람, 절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생겼다는 게 참 좋아요.”

▲가수 루시드폴 (사진제공=안테나뮤직)

그는 지금껏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경력뿐만 아니라 작가로서 단편소설 ‘무국적 요리’, 서간집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번역서 ‘무다페스트’ 등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

이번에 루시드폴은 동화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했다. 그가 쓴 동화에도 제주도 바다와 숲에서 만난 꽃, 나무, 들짐승, 산새 등 등장한다. 그는 “일부러 보지 않고 겪지 않은 것들은 적지 않았다”며 “철저한 고증에 의해 동화가 탄생됐다”고 말하며 웃었다.

“작년 농사커뮤니티에서 만난 친구의 추천으로 제주도의 조그만 학교에서 동화책 읽어주는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 더 쉽고 단순한 이야기, 치장하지 않고 멋 부리지 않는 글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화를 쓰게 됐어요.”

싱어송라이터, 소설가, 동화작가, 농부 등 그의 이름 앞에 붙는 다양한 수식어들 중 루시드폴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는 뮤지션이죠. 물론 글도 쓰고 농사도 짓고 하지만 어쨌든 루시드폴은 음악 하는 사람, 노래 만드는 사람, 부르는 사람이에요. 변하지 않는 음악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