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무너지고, 대규모 실직 생겨나는데" ... 정 의장, 복지부동 비판 여론 확산

입력 2015-12-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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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화 국회의장은 16일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5법에 대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직권상정 요청을 거절했다. 헌법과 국회법 등에 따른 절차적 문제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여야 갈등으로 멈춰선 국회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비상사태가 가능하다고 돼 있는데, 과연 지금 경제 상황을 그렇게 볼 수 있느냐 하는 데 대해 나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날 정 의장을 찾아 “선거법을 처리하겠다면 국민들이 원하는 법들을 먼저 통과시켜 주고 선거법을 처리하는 순서대로 해달라. 그것이 어렵다면 동시에 처리해 달라”는 요구를 정면으로 거절한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장은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 여야가 합의할 경우에 법안을 직권상정할 수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현재 경제상황을 ‘국가비상사태’라고 보고 직권상정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 의장은 이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국회의장이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국회의장은 법에 따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국회가 밥그릇만 챙긴다는 청와대의 비판에 대해 “국민들로부터 굉장히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저속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정 의장 집무실을 방문해 쟁점법안 직권상정 건의문을 전달했으나 “더 이상 들을 얘기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건의문을 전달하니까 (정 의장이) ‘직권상정 요건이 안 되지 않나’라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 의장이 소신을 굽히지 않자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해임 결의안’까지 언급되는 등 비판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홍지만 의원은 개인 성명을 통해 “경제가 무너지고, 대규모 실직자가 생겨나고, 테러가 일어난 뒤 움직이면 의미가 없다”면서 “국민은 국회의장의 결단만 기다리며, 입만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국회의장은 법만 얘기하고 있는데 법 위에 있는 헌법을 왜 바라보지 않느냐”고 했다.

이장우 대변인은 KBS 라디오에서 “12월31일까지 선거구 획정에 합의를 못하면 선거구가 무효로 돼 혼란은 걷잡을 수 없게 되는 헌정비상상태”라면서 “만약 직권상정을 하지 않는다면 해임결의안을 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대표는 대통령의 긴급 재정명령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통령이 국회 소집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재정 처분의 실효성을 뒷받침하려는 취지에서 발동하는 긴급 명령조치를 말하며, 법률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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