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폰들의 항변, 갤럭시부터 샤오미까지

입력 2015-12-17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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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어박스 에디터H입니다. 2015, 을미년 마무리 잘 하고 계신가요. 술은 적당히 드시고, 기어박스 기사를 읽으며 건전한 마무리를 해 보아요. 저는 유난히 정신없었던 올해를 정리할 겸, 올해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 스마트폰들을 모아봤습니다. 고민 끝에 9개만 뽑았지요. 10개를 뽑으려다 하나를 채우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기분 탓입니다.

어쨌든 이 기사는 공장에서 태어나 우리에게 수없이 혹사당하고 비난당한 저 아이들의 항변을 들어보는 자리랄까요? 할 말이 많겠죠?

삼성 갤럭시S6 엣지

그렇습니다. 아무리 삼성전자 위기론이 돌아도, 올해의 스마트폰을 논하며 갤럭시S6 엣지를 빼놓을 순 없죠. 이 제품이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며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이라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고 말이죠. 그만큼 성능도 디자인도 압도적인 제품입니다. 올해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삼성 언팩 행사에서 제품을 만져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삼성전자가 엣지 디스플레이라는 과시적인 요소에 왜 그리 집착(?)했는지 알 수 있었죠. 디자인팀이 안티인가 의심스러웠던 삼성전자가 이렇게 섹시하고 세련된 갤럭시를 만들다니. 지금 봐도 우아한 곡률의 엣지와 슈퍼 AMOLED의 조합은 완벽합니다. 아쉽게도 판매량은 기대 이하였지만, 갤럭시 노트5까지 쭈욱 이어 괜찮은 제품을 보여줬죠. [관련기사 클릭]

애플 아이폰6s

제품 나열 순서에 큰 의미는 없지만 삼성 나왔으면 자연스럽게 다음은 애플 아니겠어요? 아이폰6s 굵직한 기능을 살펴보자면, 손가락의 압력을 인식하는 3D터치와 살아 움직이는 라이브 포토 정도인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3D 터치는 아직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라이브 포토는 생각보다 잘 써먹게 됩니다. 핑크 컬러를 로즈 골드라고 부르는 애플 특유의 세뇌 교육도 빛을 발했죠. 우린 이제 메탈릭 핑크를 보면 나도 모르게 “로즈 골드다!”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사실 아이폰6s는 바뀐 게 별로 없다는 비난과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성능이나 카메라 등 내면에서 일어난 업그레이드에 감동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래봤자 안드로이드 업계에선 납득할 수 없는 감성 스펙이라고 욕하는 사람도 있었죠. 한 제품에 대해 이렇듯 여러 의견이 나온다는 게 재미있지 않나요? 그래도 여러분, 앱등이의 취향을 존중해주세요. [관련기사 클릭]

LG G4

세 번째로 이야기할 제품은 LG G4입니다. 글을 쓰기도 전에 벌써 슬프네요. LG G4의 시작은 그야말로 야심 찼습니다. 출시 전부터 카메라 사양을 비롯해 하나 하나 감질나게 공개하며, 사용자들과 밀당을 벌였죠. 안타깝게도 큰 반응은 없었습니다. 결국 제품 공개 행사를 2주 앞두고 제품 스펙과 디자인이 모두 유출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습니다. 이 사고가 LG전자의 의도였는지 직원의 실수였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천연 가죽 커버에 일자로 스티치를 박아놓은 G4가 등장해버렸습니다. 사람들은 온갖 별명을 붙여가며 이 제품을 놀리기 시작했죠.

맞아요. 다들 알다시피 G4는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지하철에서 G4를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LG전자 직원인가 의심해볼 정도죠. 그러나 모두가 한편으론 알고 있을 거예요. 이 제품이 아주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착탈식 배터리에 커브드 바디, 야간에도 흔들림 없이 밝은 사진을 찍어주는 엄청난 카메라, 말할 것도 없이 아름다운 LG의 디스플레이. 그런데 뭐가 문제였을까요. 아마 G4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의 불합리함을 토로하며 술로(?) 연말을 버티고 있겠죠. [관련기사 클릭]

TG앤컴퍼니 루나

네, 여러분 루나입니다. 싸고, 저렴하고, 가격이 착한 설현폰… 아니 루나폰이에요. 올해 갤럭시S6와 아이폰6s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던 제품이죠. 12월 현재 예상 누적 판매량이 무려 15만대에 달한다고 하네요. SK텔레콤 전용으로 출시된 TG앤컴퍼니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이렇게 많이 팔리다니. 대체 비결이 뭘까요. 일단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대비 성능, 어여쁜 광고모델의 덕을 봤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해요 설현. 게다가 앞서 말했듯 정말 저렴했죠. 하지만 사실 다들 알고 있잖아요. 루나가 아이폰6 플러스와 똑같이 생겼다는 것. 아이폰과 같은 폭스콘 출신이라 닮을 수밖에 없다고 이해해야 할까요? 어쩐지 찝찝한 루나폰의 인기네요.

레노버 팹플러스

설현폰 다음엔 하니폰으로 가봅시다. 레노버 팹플러스의 국내 출시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이었어요. 기기 자체가 엄청난 사양을 자랑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6.8인치 대화면의 과감한 시도로 내세운 멀티미디어폰이라는 아이덴티티는 꽤 흥미로웠죠. 휴대성을 포기한 대신 널찍한 화면으로 보는 재미와 듣는 맛을 살렸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를 채용해 생생한 입체 사운드를 구현한 것 역시 강렬한 특징이었습니다. 심지어 과감하게 자급제 전용 단말기로 출시됐습니다. 39만 9000원의 저렴한 가격에 이통사의 약정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만나 은근한 초기 반응을 얻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비극이 벌어졌습니다. 이미 전파인증을 마치고 출시했던 팹플러스가 VoLTE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심이동성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게 된 거죠. 유심이동성은 국내 출시하는 모든 스마트폰이 이동통신3사의 LTE 서비스를 다 지원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팹플러스는 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를 지원하지 않아 3G망을 지원하지 않는 LG유플러스에서는 개통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발목을 잡은 것이죠. 결국 다시 전파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판매 중지로 이어졌습니다. 무엇을 위한 유심이동성인지 헷갈리는 순간입니다. 어이가 없죠. [관련기사 클릭]

화웨이 넥서스6P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출시하는 제품마다 물건이고, 심지어 인재 등용문(?)인 구글 레퍼런스폰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죠. 화웨이가 만든 넥서스6P는 이번 넥서스 시리즈를 함께 만든 LG전자를 민망하게 만들 정도로 잘 빠졌습니다. LG의 넥서스5X가 보급형이라면 넥서스6P는 프리미엄 제품에 가깝달까요. 깔끔하게 마감한 메탈 바디에 민감한 지문 인식 센서, 선명한 사운드, 과감히 채용한 스냅드래곤 810 등 여러모로 핫한 모델이네요. 국내에는 출고가 59만 9000원에 SK텔레콤을 통해 단독 출시됐습니다. 요즘 국내에서도 점점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더 무시무시한 존재로 변할 듯 싶네요. 바라는 것은 한국에도 고사양 모델 좀 출시했으면. [관련기사 클릭]

블랙베리 프리브

국내에 정식 출시되진 않았지만, 블랙베리 프리브도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왜냐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블랙베리 단말기 사업에 인공호흡을 하고자 특단의 조치를 취했거든요. 바로, 블랙베리의 안드로이드화! 블랙베리OS는 강점도 많지만 약점도 많습니다. OS 자체의 완성도야 차치하고서라도 비인기 앱스토어엔 콘텐츠가 모자라기 마련이죠. 모바일 메신저도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스마트 뱅킹도 힘들었던 슬픔의 시절이 길었습니다. 결국 블랙베리가 안드로이드를 먹고 대중성을 긴급 이식받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프리브는 꽤 까리합니다. 블랙베리 특유의 매력인 쿼티 키보드를 슬라이드 형태로 적용해 디자인을 해치지 않았고, 은근한 듀얼 커브드 디스플레이도 멋지네요. 제품 자체도(카메라 빼고) 마음에 듭니다. 특히 외모가 훌륭하네요. 예쁜 폰을 사고 싶거나, 남들 안 쓰는 폰을 사고 싶거나, 그냥 블랙베리가 좋다…라는 분들은 해외직구하셔요. 한 가지 명심하실 건 이 제품은 완벽한 안드로이드 기기이기 때문에 오래전 블랙베리의 향수를 떠올리면 슬퍼진다는 사실입니다. [관련기사 클릭]

샤오미 홍미노트3

샤오미 제품도 하나 넣어줘야 구색이 맞겠죠? 가장 최근에 출시된 홍미노트3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세상에 싸고 좋은 건 없다던데, 샤오미의 제품은 그 말을 늘 비껴갑니다. 최고의 제품 같은 건 애초에 만들고 싶어 한 적도 없죠. 꽤 쓸만한 제품을 만들어서, 면죄부가 될만한 파격가에 파는 것이 샤오미의 전략입니다. 홍미노트3는 RAM 2GB, 내장 메모리 16GB 모델 기준 899위안입니다. 그러니까, 한국 돈으론 17만원도 되지 않는 엄청난 가격이죠. 성능 같은 건 쿨하게 넘어가더라도 4,000mAh의 무지막지한 배터리는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용량 대비 배터리 시간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던데, 그래도 어지간한 스마트폰보단 오래간답니다. 물론 한국에선 이 가격에 살 수 없지만, 17만원 정도면 배터리를 샀는데 스마트폰이 따라오는 격 아닌가요. 애플은 1,877mAh 용량의 13만 9000원짜리 배터리 케이스도 만드니까 말이에요. [관련기사 클릭]

소니 엑스페리아 Z5

저의 사랑 소니를 깜빡할 뻔 했습니다. 그만큼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했죠. 국내 출시 일정조차 알 수 없는 엑스페리아Z5가 오늘의 마지막 아이입니다. 그래요. 지긋지긋한 패밀리룩. 디자인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전작과 나란히 둬도 구분하기 힘든 디자인은 이제 우릴 지치게 하죠. 엑스페리아Z5 시리즈는 무려 세 가지 버전을 자랑합니다. 5.5인치 4K 해상도의 프리미엄 모델, 5.2인치 기본형 모델, 4.6인치 컴팩트 모델이 있죠. 독특하게 측면 버튼에 지문인식 센서를 넣었답니다. 이번 시리즈는 특히 카메라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간 들렸던 소니 카메라는 좋은데, 소니 스마트폰 카메라는 왜 그 모양이냐… 라는 불평을 접수한 걸까요? 엑스페리아Z5는 소니 카메라 알파 시리즈의 노하우를 백분 활용해 스마트폰 카메라 부서와 협업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제대로 써보고 싶은데, 국내엔 영영 아니 오시는 걸까요? 눈물… [관련기사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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