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이주열 “바로 인상 안해”… 국내 금리 내년 하반기?

입력 2015-12-1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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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심리 이미 반영… 수출부진·저물가 해결이 먼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당분간 국내 기준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 달 기준금리를 연 1.50%로 6개월째 동결 중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과 국내 경제의 회복세를 주시하며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차례 한은은 미국을 성급하게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0일 금통위를 마친 뒤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곧바로 한은의 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기대 심리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금리 인상의 속도도 완만할 것이기 때문에 대응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할 변수로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 국제금융시장 및 신흥국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국내 경제의 변화를 꼽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경제의 위험 요인은 무엇보다 외국인 자본의 유출 가능성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좁혀지고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인 달러를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많이 빠져나갈 수 있다.

일단 정부와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3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과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등 외환 건전성이 개선돼 방어막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 속도도 변수다. 미국이 내년에 경기 회복세에 따라 추가로 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고민이 커진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재정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이 위기가 다른 국가에 퍼지면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의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며 미국과 다른 길로 가고 있어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여러 변수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시기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수출 부진과 저물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경제가 단기간에 안정적인 회복세에 올라서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또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충격 등 부작용을 줄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대로 해외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내년에 기준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년에 국내 경기가 크게 악화될 경우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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