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14일 1661.75포인트를 기록해 최근 1년내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연고점을 경신했던 지난 4월 중순과 비교시 41.9% 하락한 수치다. 종목별로도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이 모두 이달 들어 52주 신저가로 추락했다. 올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승승장구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증권주는 올 상반기 국내 기업실적 개선과 중소형주의 강세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3분기부터 거래대금 감소세가 심화됐다. 3분기 국내 증시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9조5211억원으로 2분기 평균치보다 7880억원(7.6%)가량 줄었다. 11월 일평균 거래대금도 8조3000억원으로 10월대비 4.3% 감소했다.
김지영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불안 확대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거래대금이 줄었다”며 “12월 기대했던 산타랠리도 실망스럽다”고 설명했다.
대형증권사인 대우증권의 매각 문제도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발목을 잡았다. 통상 합병 이슈가 나오면서 매각 대상의 주가가 급등하는 반면 대우증권의 주가를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강력한 인수 후보인 미래에셋증권도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빠졌다. 대우증권을 인수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던 지난 9월에는 하루만에 17.56% 급락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증권사 레버리지 비율 제한도 악재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1월부터 레버리지 비율 1100%를 넘긴 증권사에서 경영 개선 권고를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증권(ETN) 상품 판매액이 늘어날수록 레버리지 비율도 같이 증가해 증권사의 실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증권사들은 미국의 저금리 상황에 따른 국내 채권 가격 상승으로 차익을 많이 봤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내 채권 수요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증권주의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영 IBK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나 글로벌 경기나 좋아진다는 점에 대해서 의구심이 있다”며 “EU의 양적완화도 실망스러운 수준인 만큼 12월은 약보합으로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광현 유안타증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대우증권의 향방이라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연말까지 대형주 쪽에서 M&A 이슈가 걸린 만큼 증권주의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