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분양가, 수도권 낮추고, 지방 높이고

입력 2007-04-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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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실시될 분양가 상한제에 앞서 업체들의 '털어내기' 분양이 한창인 가운데 업체들이 수도권-광역시 분양가 이원화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될 수도권지역의 경우 9월 이후를 기다리는 청약자들을 의식, 과다한 분양가를 책정하지 않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더라도 원가 공개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지방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더라도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크진 않지만 점진적으로 분양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은 오히려 큰 폭의 분양가 상승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5월 중 분양을 시작할 D건설의 대구 달서구 분양 주상복합은 평당 분양가가 평형별 최고층 기준으로 39평형은 평당 1120만원, 45평형 평당 1150만원, 49평형 평당 1200만원, 60평형 1230만원, 69평형 평당 1270만원선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는 지난 2005년 말 분양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의 분양가인 평당 13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주변시세를 감안할 때 이는 비교적 높은 분양가에 해당한다. 수성구의 경우 두산위브더제니스가 분양된 시점보다 한달 먼저 분양한 범어동 삼성래미안이 평당 1100만원에 분양가를 기록하는 등 일반 아파트도 대부분 평당 1000만원을 넘어선 상태. 반면 달서구의 경우 현재까지 평당 9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책정한 아파트는 단 한 곳도 없다.

특히 월배지구 등 달서구 일대 유망 주거지역이 잇따라 미분양 철퇴를 맞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같은 고분양가 책정은 결국 또 다른 미분양 물량 적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울산광역시의 경우 2005년 이후 광역시 중 유일한 흑자 경제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업체들의 주상복합 공급이 잇따랐지만 분양이 완료된 물량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 이 역시 지역 수요층을 감안하지 않고 분양가만 일제히 높은 결과한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반면 수도권은 분양가 상승폭이 낮아 지방과 대조를 이룬다. 최근 분양을 앞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에 S업체가 분양하는 주상복합의 경우 분양가는 평당 12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 아파트의 경우 입지여건이나 177세대란 다소 작은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낮은 분양가는 아니다. 하지만

최고 평당 1800만원 선에 이르는 인근 비산동 삼성래미안을 비롯해 기존 아파트의 매매가와 유사해 턱없는 분양가는 아니란 게 현지의 전언이다.

최근 코오롱건설의 오피스텔이 청약과열 현상을 빚으면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인천광역시 송도국제도시에도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이 대거 잇따른다. 특히 송도 국제도시는 포스코건설과 GS건설 등 대형 업체가 대단지 주상복합을 공급할 예정이라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5월 중 송도 국제도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포스코건설은 ‘송도 더샵센트럴파크 I’ 729가구를, 그리고 GS건설은 ‘송도자이 하버뷰’ 1069가구를 각각 선보인다.

송도 더샵센트럴파크I의 경우 현재 예상되는 분양가는 평당 1400만~1500만원 선에 이를 전망이다. 이 경우 현재까지 이 지역 '분양가 최고기록'은 '갱신'될 예정이지만 지난 2005년 분양했던 이 아파트 외국인 우선공급 물량의 현재 분양권 시세가 평당 1450만원 선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결코 높은 분양가는 아니라는 게 현지의 이야기다.

실제로 송도 국제도시는 기존 일반 아파트의 경우도 40평형대 이상 대형평형은 평당 1700만원이 넘는 매매가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역시 포스코건설이 공급할 예정인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의 경우 포스코건설 측이 평당 1560만원대의 높은 분양가를 신청했다가 시로부터 '평당 1335만원 가이드라인을 지키라'는 통보를 받고 분양 승인 신청을 취하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시의 권고를 일부 수용해 이 아파트 분양가로 평당 1400만원대 중반을 신청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수도권-지방 분양가 이원화 현상에 실수요자들은 더욱 신중한 접근을 해야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업체들이 분양가를 책정할 때는 '마감재 수준과 땅값' 등을 운운하면서 고분양가를 신청하지만 정작 미분양이 터지면 각종 분양가 할인 마케팅을 통해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켠에서는 업체들이 미분양 발생 이후 물량 털어내기를 대비해 미리부터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팀장은 "업체들이 과도한 분양가를 책정해 분양한 다음 대량 미분양이 발생하면 중도금 무이자나 각종 분양가 할인을 실시해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고 있다"라며 "즉 현재 책정되는 분양가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없는 만큼 가격 대비 경쟁력을 감안한 물량 선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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