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 깜짝 발탁 배경은…검찰총장 조직 장악에 '무게'

입력 2015-12-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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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 대구지검장 (연합뉴스)
▲이영렬 대구지검장 (연합뉴스)

21일 단행된 검찰 고위급 인사에서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영렬(57·사법연수원 18기) 대구지검장이 깜짝 발탁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18기인 김주현(54) 법무부 차관과 오세인(50) 서울남부지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검찰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지면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는 평가다.

◇'깜짝 발탁'으로 조직 장악력 높여…검찰총장에 힘 실릴 듯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사실상 '넘버2'로 꼽히는 자리다. 유력 정치인이나 대기업 총수 등을 대상으로 굵직한 기획수사를 도맡았던 대검 중수부는 검찰총장 직속 기구로 막강한 힘을 과시해 왔지만,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2013년 폐지됐다.

이렇다보니 사실상 특수수사를 총괄하게 된 서울중앙지검장의 힘이 막강해진 반면, 그만큼 '직접 지휘권'이 없는 검찰총장의 조직 장악력이 예전만큼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준비된 총장'인 김수남(56·16기) 검찰총장은 이번 정권 들어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처리한 이후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차장에 발탁되며 일찌감치 정권 하반기를 책임질 인물로 관리돼 왔다. 전임 채동욱 총장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웠던 점이나 검찰 조직 안정을 위해 긴급 수혈됐던 김진태 총장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인사다.

청와대와의 관계 조율을 위해서는 김주현 차관이, 공안 정국을 중시하는 정권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오세인 남부지검장이 발탁될 것이라는 예상이 깨고 '기획통'에 가까운 이 지검장을 지명한 것은 새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조직에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색깔이 뚜렷한 중앙지검장 인선이 이뤄질 경우 검찰총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 직제를 개편해 총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수사조직을 신설하자는 논의가 최근 수면 위로 떠오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될 수 있다.

◇검찰국장과 공안부장은 유임, 검사장 인선은 '안정'에 무게

서울중앙지검장을 제외하면 이번 인사는 안정에 무게를 뒀다는 볼 수 있다.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주요 보직인 법무부 검찰국장과 내년 총선을 총괄하게 될 대검 공안부장은 현직인 안태근(49·20기) 국장과 정점식(50·20기) 부장이 유임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찰국장은 법무·검찰의 주요 정책 추진 연속성과 일관성을 위해, 대검 공안부장은 내년도 총선 관리와 불법집단행동에 대한 엄정 대응을 위해 유임시켰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모두 바뀐 이후 첫 고위급 인사라는 점을 반영하듯 이번 인사는 검찰 윗선이 대거 '용퇴'하면서 큰 폭으로 이뤄졌다. 고검장급 보직 6석에는 18기 3명과 19기 3명이, 검사장급 인사는 21기 4명, 22기 7명 등 11명이 승진했다.

'검찰 인사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 승진에서도 큰 이변 없이 22기를 중심으로 인사가 단행됐다. 검사장 승진 0순위로 꼽히는 차경환(46) 법무부 인권국장이 전례대로 서울고검 차장에 임명됐고, 이상호(48)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최윤수(48)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부산고검 차장으로 승진했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 출신의 권익환(48) 성남지청장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 발탁됐다. 의정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조희진(53·19기) 제주지검장 이후 두번째 여성 검사장은 이번에는 나오지 않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일선 지검의 지휘부를 전면 개편해 검찰 조직 전반의 분위기 쇄신을 도모하는 동시에, 부정부패 척결 및 내년 총선 관리 등 주요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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