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당장은 현대증권 인수 계획없다”

입력 2015-12-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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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뉴시스
▲사진제공 뉴시스
“우직한 사람(KB금융)이 연애할 때는 한 사람(대우증권)하고만 하잖아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대우증권 본입찰을 앞두고 이투데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윤종규 회장은 대우증권만이 관심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당시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되면서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나왔지만 윤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대우증권 인수가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윤 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KB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23일 “당장 현대증권을 인수할 계획은 없다”며 윤종규 회장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중요한 것은 ‘내적 성장(organic growth)’”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증권 인수가 어렵게 됐다고 해서 바로 현대증권 인수 쪽으로 움직이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란 판단이다.

지난 21일 실시된 대우증권 매각 입찰에서 KB금융지주는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밀렸다. 미래에셋은 인수 가격을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B금융지주가 제시한 금액보다 5000억원 가까이 많은 규모다.

KB금융지주는 우선 계열사 간 인적 교류 등을 통해 KB투자증권의 기업투자금융(CIB) 역량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KB투자증권은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은 최근 의미 있는 실적을 쌓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CIB 부문이 약해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보완하려 했다. 인수가 어려워질 경우 KB국민은행과 인력 교류를 통해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증권을 포함해 보험, 카드, 캐피털 등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포트폴리오가 가장 안정적인 신한금융지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사 인수 계획을 접은 것은 아니다. KB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내적 발전에 집중한 뒤 장기적으로 좋은 매물이 나오면 인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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