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2월 23일 明哲保身(명철보신) 총명하고 사리에 밝아 처신을 잘함

입력 2015-12-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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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시대가 달라지면 말의 뜻도 변한다. 명철보신(明哲保身)이 대표적 사례다. 원래는 이치에 밝고 분별력이 있어 적절하게 자신을 잘 보전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출세와 안전만 도모하는 무사안일(無事安逸) 복지부동(伏地不動)의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명철보신은 서경 열명(說明)편, 시경 대아(大雅)의 증민(烝民)편에 나온다. 먼저 서경의 내용. 은(殷)의 무정(武丁)은 부왕에 이어 왕이 됐다. 그가 고종이다. 아버지 3년상을 마치고도 말이 없던 고종은 긴 침묵 끝에 현자 열(說)을 발탁해 그의 도움으로 선정을 폈다. 왕이 침묵하고 있을 때 신하들이 이렇게 말했다. “사물을 잘 아는 것을 명철하다 하며 명철해야만 비로소 규범을 만들 수 있습니다.”[知之曰明哲 明哲實作則] 그런데 왕이 말을 하지 않으니 답답하다는 것이다. 열은 곧 부열(傅說)이다.

시경에는 주(周)의 명재상 중산보(仲山甫)가 선왕(宣王)의 명을 받고 제(齊)로 성을 쌓으러 갈 때 길보(吉甫)라는 신하가 그의 덕을 찬양한 시가 실려 있다. “지엄하신 임금의 명령을 중산보가 그대로 행하고/이 나라가 잘되고 못됨을 중산보가 밝히네/밝고 분별력 있게 행동해 제 몸을 보전하며/아침저녁으로 게을리하지 않고 임금님만 섬기네.”[肅肅王命 仲山甫將之 邦國若否 仲山甫明之 旣明且哲 以保其身 夙夜匪解 以事一人]

선조수정실록 37년(1604) 3월 1일 기록에는 선조가 이언적(李彦迪·1491∼1553)을 폄하한 말이 나온다. “간흉들로 하여금 두려워하고 꺼리는 바 있게 하고 사기(士氣)가 완전히 사라지는 데까지 이르지 않게 하는 것이 강명(講明)한 학문을 저버리지 않는 것임은 물론 명철보신(明哲保身)하는 도리이다.”[奸兇有所畏憚 士氣不至全泯 無負所講之學 亦明哲保身之道也] 그런데 이언적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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