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부 지방정부의 재정이 극도로 취약해 파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상무위)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지방정부의 채무 잔액이 15조4000억 위안(약 2800조원), 종합적인 재정능력 대비 부채비율이 86%로 드러났다며 중국 남방시보가 23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는 지방정부의 채무가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한 상태이나 일부는 채무에 대한 이자 지급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돈을 빌려 노령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무위는 일부 지방정부의 재정이 파탄 위기에 처해있지만, 정부나 개인 누구도 문책을 당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전인대 상무위가 올해 승인한 지방정부의 채무 한도는 16조 위안이다.
앞서 국무원은 전인대 보고에서 경기 부진으로 재정수입 증가가 둔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부진으로 토지양도세 수입이 크게 감소하면서 지방정보의 상환 능력 역시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지방정부의 대출 이자율은 대부분 7% 이상이고 일부는 20%를 넘어 매년 이자 지급에만 조 단위 위안이 소요되고 있다”며 “일부 지방정부는 이자상환 능력이 없어 수년째 (이자)지금을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방정부의 채무규모가 너무 커 국부적으로 파산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인대는 지방정부의 재정상태가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은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돈을 융통하는데만 급급하고 전임자 임기에 발생한 채무는 신경 쓰지 않는 문란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기 내 채무증감 상황을 심사해 타당하지 않다면 이임 이후라도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상환능력이 없는 지방정부에 대해서는 상급 정부가 채무를 해결해주고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지출은 건설, 교통운수, 토지매입을 위한 보상 등에서 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