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證 품은 미래에셋]초유의 ‘공룡증권사’…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입력 2015-12-24 14:11 수정 2015-12-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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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노조 반발 넘어야…여전법 개정안 향방도 촉각

미래에셋증권이 예상대로 KDB대우증권을 인수하게 되면서 한국 증권사(史)상 처음으로 자기자본 약 8조원의 ‘공룡 증권사’가 만들어지게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진정한 ‘맏형’ 증권사로 자리잡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증권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4일 이사회를 통해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 패키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 21일 KDB산업은행이 실시한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패키지 매각 본입찰에서 인수 후보 중 최고가인 2조4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후보인 KB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의 입찰가는 2조원대 초반으로 미래에셋이 제시한 금액과 다소 격차가 있는 것이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했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부른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들어 이른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기도 한다. 두 조직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당장 성과를 내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대우그룹 계열사를 인수한 기업들이 승자의 저주에 걸렸던 것을 고려하면 당장 미래에셋증권도 장담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KB금융지주에 인수되기를 희망했던 대우증권 노동조합의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고 있는 대우증권 노조 측은 총파업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이자용 노조위원장은 산은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과 연대해 미래에셋증권으로의 대주주 변경 반대와 합병반대에 대한 입장을 공유하고 의결권 위임 등 주주총회에서의 반대투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의 서로 다른 조직문화도 문제로 거론된다. KDB대우증권은 기수문화 중심인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경력직이 다수를 이루는 성과주의 문화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은 증권사 가운데서도 회사의 조직문화 특색이 가장 두드러진 편에 속한다”며 “두 조직의 화학적 결합을 어떻게 이뤄내는지가 당면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금융위원회가 발의한 여전법 개정안 원안은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대주주 또는 계열사 등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증권을 자기자본의 100% 내에서만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여전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이 들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의 지분 평가액은 자기자본을 훌쩍 넘어선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 11월 미래에셋증권의 증자에도 참여했다. 이를 포함하면 자기자본의 198%에 이른다. 법이 통과되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자기자본을 초과하는 지분을 5년 안에 팔아야 한다. 이 경우 그룹 지배구조 자체가 와해될 수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현재 정무위원들을 상대로 여전법 개정안이 70여개 여전사 중 유일하게 미래에셋캐피탈에만 적용되는 차별적 규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방위적인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미래에셋금융그룹만을 위해서 정부안을 수정해야 하느냐’며 원안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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